"암세포 억제 가능한 '아킬레스 건' 찾았다"

캐나다 연구팀 "암성장 돕는 CAIX 효소 억제하면 암 악화 멈춰"

2021-08-30     손희정 기자
암 세포가 죽지 않도록 도와주는 효소를 찾아낸 캐나다의 한 연구팀은 그 효소를 암세포의 아킬레스건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게티이미지뱅크

암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역으로, 그것만 없애면 암을 억제할 수 있는 효소가 발견됐다.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의과대학과 브리티시컬럼비아 암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탄산무수화효소 IX(CAIX)가 암세포의 성장을 도울 뿐만아니라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발표된 이 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아킬레스건을 찾은 셈"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UBC 의학부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과 교수이자 BC 암연구소의 슈카트 데다 박사는 "암세포는 생존하기 위해 CAIX 효소에 의존하는데, 이는 CAIX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면 암세포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 효소가 궁극적으로 '아킬레스건'이 된다"고 말했다. 

암세포를 성장시키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면 암도 잡을 수 있게 되는 '암세포의 아킬레스건'을 찾았다는 연구결과가 실린 'Science Advances'.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고형암의 확산을 막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설명했다. 

암세포는 혈액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암은 커질수록 모든 부분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수 없게 돼 산소가 부족한 부위가 생긴다.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저산소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암세포 내부에 산이 축적된다. 암세포는 이같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산성상태를 중화시키는 효소를 방출해 생존한다. 이 효소는 또한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는 공격적인 형태의 종양이 될 수 있게 해준다. 이 효소중 하나가 CAIX다.

연구진은 이미 CAIX 효소를 막는 약물 SLC-0111을 찾아낸 바 있다. 이 약물은 현재 임상 1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약물의 전임상 시험에서는 유방암, 췌장암, 뇌암에서 종양 성장과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다른 암세포에서는 그 효과가 미미했다.

데다 박사는 "CAIX 효소가 세포 스스로 죽게 만드는 페롭토시스 현상을 통해 암세포의 죽음을 막아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SLC-0111와 함께 페롭토시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합물을 결합하면 암세포를 죽게 만들고 종양 성장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현재 페롭토시스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