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자살 원인, 정신건강-경제 문제가 55%
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2013~2017년 자살사망 분석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발표된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자살 사망자를 계산하는 자살률은 한국이 26.9명을 기록해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 자살사망 사고를 분석한 결과, 2017년 한햇동안 자살한 사람은 1만1690명이었고, 자살의 주요 원인이 정신건강 문제(36.1%)와 경제 문제(19.5%)였다고 밝혔다.
29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지난 5년(2013~2017년)동안 발생한 자살사망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주요 원인, 다빈도 지역 등을 분석한 '5개년 전국 자살사망 분석 결과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자살예방국가행동계획(2018~2022년)'에 따라 2018년부터 총 3년간 경찰청과 협력을 통해 추진된 자살사망자 전수조사 사업의 결과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통계청 자살 사망자 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만3851명 → 2014년 1만3154명 → 2015년 1만2955명 → 2016년 1만2474명 → 2017년 1만1690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사망자 수가 5개년 평균 9029명으로 여성 자살 사망자 3796명보다 약 2.4배 높았다. 가구 형태별로는 2인 이상 가구가 67.5%, 1인 가구가 28%지만, 1인가구 비율은 2013년 27%에서 2017년 30.1%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자살의 주요 원인은 정신건강문제(2만3150명, 36.1%), 경제문제(1만2504명, 19.5%), 신체건강문제(1만1159명, 17.4%) 순으로 확인됐다.
생애 주기별로는 장년기(28.1%), 중년기(27.7%), 노년기(27.0%)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장년기 자살사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31.9%), 중년기는 제주도(32.6%), 노년기는 전라남도(34.5%), 청년기는 광주(21.1%)로 나타났다.
건강보험료 분위 구간별 분석 결과, 의료급여구간 43.5명, 건강보험 하위(1~6분위) 구간 30.0명, 건강보험 중위(7~13분위) 구간 24.6명, 건강보험 상위(14~20분위) 구간19.1명 순으로 경제 환경이 나쁠수록 자살 사망 발생률이 높았다. 자살사망 발생률은 분위 구간이 하락한 경우(41.9명), 상승한 경우(36.9명), 유지된 경우(35.1명) 순으로 경제수준 악화가 자살에 일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5년간 자살 사망자 중 정신질환 이력이 있는 비율은 56.2%이며, 정신질환 이력에는 우울 장애가 22.3%로 가장 많았다. 뒤로는 수면장애 20.1%, 불안장애 15.8%로 나타났다. 자살 사망자 중 만성신체질환 이력이 있는 자살자는 81.6%이었고, 세부 질환 이력에는 신경계 질환 자살사망자 수(18.6%)가 가장 많았고, 관절염(17.2%), 고혈압 사망자(13.3%) 순이었다.
염민섭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분석보고서를 통해 사회경제적 상태나 기저 질환이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다"며 "보고서 내용을 활용해 관계부처 및 기관과 협력으로 선제적으로 자살예방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