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인력 적지만, 건강지표 상위권 유지"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1’ 분석
우리나라는 의료 인력은 적은 편이지만 OECD 내에서 상위권의 건강지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1’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는 한의사를 포함해 인구 1000명당 2.5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적었다. 그러나 회피가능 사망률(Avoidable Mortality), 영아사망률 등 다양한 건강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3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1’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회피가능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44.0명(2018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인 199.7명보다 낮았으며 상위 10위에 속했다. 회피가능 사망률은 보건정책과 의료서비스로 예방하거나 피할 수 있는 사망으로, 의료의 질과 효율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영유아 사망률도 낮았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영아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 중 2.7명으로 OECD 평균인 4.2명보다 낮았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3.8년으로 OECD 평균 81.0년보다 길었다.
의료 질과 관련된 지표에서도 우리나라는 대부분 상위권을 유지했다. 일차의료 관련 지표 중 만성폐쇄성 폐질환(152.3명)과 울혈성 심부전증(88.4명), 고혈압(73.9명)은 인구 10만명당 입원환자가 OECD 평균보다 적었다. 반면, 천식(65.0명)과 당뇨병(224.4명)은 OECD 평균보다 높았다.
급성기 의료 성적은 엇갈렸다. 우리나라는 심근경색 환자 100명 중 사망자가 8.9명으로 OECD 평균인 6.3명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반면 출혈성 뇌졸중 환자 100명 중 사망자는 15.4명으로 OECD 평균 22.6명보다 낮았으며 허혈성 뇌졸중 환자도 100명 중 3.5명 사망으로 OECD 평균 7.7명보다 훨씬 낮았다.
우리나라는 7개 암의 5년 생존율(2010~2014년) 대부분이 OECD 평균보다 높았다. 특히 위암 생존율은 68.9%로 OECD 평균인 29.6%보다 매우 높은 수치였다. 반면 소아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생존율은 84.4%로 OECD 평균 85.6%보다 약간 낮았다.
의료접근성 면에서는 다른 나라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았다. 비응급 수술인 백내장 수술의 경우 스웨덴은 48일, 캐나다는 66일, 노르웨이는 108일을 기다려야 하며 OECD 16개국의 평균 대기시간도 129일이었다(2017년 기준). 그러나 우리나라는 백내장 수술 시 당일 검사와 수술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환자가 의사를 가장 많이 만나는 나라이기도 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의사상담건수는 연간 17.2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연간 의사상담건수 OECD 평균은 6.8회다.
의협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적은 의사 수와 비용으로 모든 건강지표를 최상위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의료계의 헌신과 희생에 의한 것임이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재 과잉 공급 상태에서 기존 민간병상 인프라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추가로 공공병상이나 공공의대를 늘리는 것보다는 비영리 민간병상을 적극 활용해 병상기능을 조절하고, 병상활용에 따른 인력·시설·비용 등을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봉식 소장은 또한 “정부가 OECD 보건지표 전반에 대해 있는 그대로 팩트에 기반하여 균형감 있게 통찰하여,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현 수준을 평가하고 정책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