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 하면 스트레스도 피할 수 있다
■ 장정희의 '마음치유 일기'
"요즘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요즘 제일 많이 듣는 호소입니다.
진짜, 진짜 모르시겠어요?
아... 코로나도 너무 길고 폭염에 열대야까지...
네, 맞아요. 잘 아시네요.
스트레스도 한계가 있습니다.
코로나는 이제 전 세계인의 만성 스트레스 원인입니다.
게다가 폭염까지 덮쳤으니 스트레스 임계치에 다다른 거지요.
안 그래도 찰랑찰랑 넘기 일보 직전인데,
사소해도 짜증 나는 일이 하나라도 생기면 훅~ 넘어버리죠.
작년 이맘 때 버스 정류장에서 20대 여성과 큰 소리로 싸운 적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그걸 본 사람을 만나면 어쩌나,
너무 창피해서 한참 동안 얼굴 들고 다니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20대가 버스 정류장 의자에 자기 가방까지 놓고 온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바람에
90세 노모가 서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정중히 부탁을 했죠.
"저기... 죄송한데 조금만 옆으로 옮겨 앉아주실 수 있어요? 어르신이 좀 앉으시게요~."
그 여성은 "아유 씨! 재수 없어~" 하면서 일어나는 겁니다.
그 다음에 일이 벌어졌죠.
나도 참을 수 없었던지라 고성과 원색적인 단어들이 오고 갔습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죠.
지금 다시 생각해도 유치하고 격조없는 무식한 행동이었습니다.
내 자신도 믿기 어려운 내 모습이었습니다. 창피하다고 느낀 건 집에 돌아온 뒤였습니다.
사실, 얼마 전 그보다 더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행히 잘 넘겼습니다.
1년 동안 반성과 훈련을 많이 한 결과지요. 어떻게 넘겼냐고요?
그 사람이 어이없는 말과 행동을 할 때 저는 속으로 이렇게 되뇌였습니다.
‘저 사람도 나도 지금 스트레스가 한계에 다다른 거야. 불과 불이 만나 더 큰 불 내지 말고 내가 물이 되자.’
다쩌고짜 화를 내는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자,
내가 화낼 줄 알았던 그는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결론은 이겁니다. 스트레스도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