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인교돈, 암환우에게 희망을 줬다

태권도 80kg이상급 출전, 혈액암 이기고 29세에 첫 올림픽 출전

2021-07-28     최윤호 기자

"인간승리", "롤 모델", "불굴의 의지"...

'이제 암 같은 거랑 친구하지 말고 이단 옆차기로 못오게 하세요. 저도 암환우인데 오늘 싸우는 거 보고 너무 자랑스러워서 눈물이 났어요. 존경합니다.'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이상급 동메달리스트 인교돈(29ㆍ한국가스공사)을 향한 환호와 격려, 찬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혈액암을 극복하고 29세의 나이에 처음 출전한 올림픽. 금메달은 아니지만 인교돈은 행복했고, 많은 사람들은 사랑과 존경을 품고 그의 경기를 지켜봤다. 

"i live for my happiness"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수 수명이 짧은 태권도인데, 치료과정에서 겪는 심신 고통이 적지 않은 혈액암을 극복하고 서른 가까운 나이에 올림픽에 나갔다는 것만으로 인교돈은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다.

인교돈은 용인대 4학년 재학중이던 2014년 22세에 백혈병의 일종인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그는 운동을 중단하고 반년 가까이 치료에 전념했다. 그리고 2019년 9월 완치판정을 받을 때까지 운동과 투병을 병행했다.   

인교돈의 인스타그램 문패에는 'i live for my happiness'라는 글이 적혀있다. 행복하게 살겠다는 그의 꿈. 아무리 힘들어도 태권도는 그를 행복하게 해주었고, 그가 당당히 암 투병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인교돈 선수의 인스타그램.

암 환우에 '희망의 아이콘'이 된 인교돈

"혈액암 환우로 응원해요. 정말 젊지만 항암 이겨내시고 메달까지 정말 대단하십니다"

"암투병하는 분들이 날 보고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인교돈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자신의 암 투병 사실을 알려왔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그의 희망이 마침내 이뤄진 것이다. 인교돈은 "너무나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동메달까지 딸 수 있었던 것같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드리고 감사드립니다"고 썼다. 

'국내 10대 암' 치명적인 림프종은?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은 사망률 기준 국내 10대 암으로 꼽힐만큼 위험한 암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림프조직에 종양이 생기는 암인데, 호지킨림프종과 비호지킨림프종으로 나뉜다. 호지킨림프종은 목, 얼굴 부위 림프샘에서 발생하고, 비호지킨림프종은 소화기관, 뇌, 폐 등 전신의 림프샘에서 발생한다. 

림프종에 걸리면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가 손상돼 감염에 취약해진다. 발열, 쇠약,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골수 간 뇌 뼈 등의 장기로 퍼지기 쉽다. 

림프종은 암세포가 피를 타고 우리 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수술로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통해 암세포를 제거해야 하는데, 항암 치료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정상적인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골수이식도 치료법으로 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