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60세이상도 효과

세브란스병원 연구팀, KOTRY 데이터 기반 신장이식 결과 분석

2021-07-20     최윤호 기자
세브란스병원 허규하, 김덕기 교수.

60세 이상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뇌사기증자 신장이식보다 환자 생존율은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식 신장의 수명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동안 뇌사기증자의 신장을 이식받기 위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했던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허규하 교수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김덕기 교수팀의 연구 결과인데, 이는 이식분야 국제학술지 ‘Transplant International (IF 3.782)’ 최신호에 게재됐다.

말기 신부전 환자가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장이식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공여자가 턱없이 부족해신장 이식을 받기는 쉽지 않다. 가족 중 적합한 기증자가 없으면 뇌사기증자로부터 신장이식을 받을 수 있으나 등록 후 이식까지 평균 대기 기간이 약 7년 정도가 소요된다.

가능하다면 빠른 시간 내에 신장이식을 받는 것이 투석을 받는 것보다 환자의 생존율, 삶의 질, 비용절감 면에서 효과적이다. 특히 고령의 환자일수록 빠른 시간 내에 신장이식을 준비하는 것이 신장이식의 가능성도 높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많은 기관들에서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후 부작용 등 결과에 대한 보고가 없는 실정이다.

자료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한국장기이식연구단(KOTRY)의 데이터를 이용해 20148월부터 201712월까지 신장이식을 받은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 634명을 혈액형 부적합 생존 기증자 신장이식(80), 혈액형 적합 생존기증자 신장이식(222), 뇌사기증자 신장이식(332) 등 3개그룹으로 나눠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빈도는 혈액형 적합 및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식 신장의 기능의 경우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에 비해 다소 낮았으나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선 높게 나타났다.

이식 신장의 수명은 세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이식 후 환자의 연간 사망률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0.5%)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0.3%)과 큰 차이가 없었고 뇌사기증자 신장이식(1.5%) 보다 낮게 나타났다.

허규하 교수는 "고령 말기신부전 환자가 혈액형이 맞지 않는 생존기증자가 있을 때 뇌사기증자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혈장교환술 등의 처치 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시행 받는 것이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