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면역항암제 치료, 잘 될지 안될지 예측 가능해진다

연세암병원 연구팀, 치료반응 예측 알고리즘 개발

2021-07-09     홍헌표 기자

면역항암제로 폐암을 치료할 경우 환자의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다양하다.임상적 특성의 복합성으로 인해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치료 방향을 잡거나 치료 결과를 예측하기도 만만치 않다.

비소세포폐암 면역항암제 치료의 반응을 잘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연세암병원 연구팀이 개발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그런데 환자의 임상 정보를 바탕으로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혜련, 홍민희, 안병철 교수와 엔세대 의과대학 표경호 교수 연구팀이 머신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자 개인별로 적합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암병원은 9일 김혜련 교수 등 연구팀이 테라젠바이오와의 함께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암 학회지최신호에 게재됐다.

폐암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 예측의 정확도를 높인 알고리즘을 개발한 연세암병원, 연세대 의대 연구팀.

폐암은 크게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뉘고, 폐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다시 편평세포암 비편평세포암으로 나뉜다. 비편평세포암은 유발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가 많아, 검사를 통해 EGFR, ALK, ROS1, BRAF 돌연변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 면역화학 검사(Programmed death-ligand 1, PD-L1)를 실시한다. 70% 정도의 환자는 유발 돌연변이가 없어 세포독성항암제 치료나 면역항암제 치료를 실시한다. 면역항암제의 치료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PD-L1 검사이다.

약물의 표적인 PD-L1에 대한 면역조직화학검사(IHC)로 측정된 발현량 수준은 면역항암제 치료 방향 결정의 중요한 요인이다. PD-L1이 전혀 발현되지 않는 종양에서도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이 생길 수 있고, PD-L1 발현이 높은 종양에서 반응이 없고 오히려 질병 진행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는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바이오마커와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인데, 현재 PD-L1을 이용한 치료반응 예측력은 64% 정도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항PD-L1 치료(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142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XG Boost, Light GBM을 포함한 다양한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 PD-L1에 대한 예측 모델을 비교 검증했다.

각 인자들의 면역항암제 치료반응 예측 기여 정도를 나타낸 그림. PD-L1 발현 수치 외에도 반응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나열되어 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PD-L1 발현율 이외에 나이, 성별, 종양 크기, 암 전이 위치, 일반혈액검사 수치 등 총 19가지의 비침습성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Gboost, LightGBM 등 각 머신러닝 방법의 예측률이 기존의 PD-L1 발현의 예측률과 비교해 높은 예측율을 보인다.

개발된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은 기존의 22C3/SP263과 같은 동반진단 키트의 성능 64%보다 약 20% 향상된 82%의 예측력을 보인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XGboost, LightGBM 앙상블 기법으로 각 인자에 대한 기여도 또한 알 수 있도록 개발됐다. 앙상블 기법은 여러 가지 우수한 학습 모델을 조합해 예측력을 향상시키는 모델로 단일 예측모델에 비해 분류 성능이 우수하다. 개발된 알고리즘은 독립적인 50명의 치료받기 전 환자 데이터를 통해 추가 검증도 완료했다.

김혜련 교수는 이번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고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앞으로 면역항암제 단독 및 병용 투여 임상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알고리즘은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테라젠바이오가 특허를 공동 출원해 놓은 상태로 실제 면역항암제 및 병용 투여 임상 등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