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수술과 방사선 치료 동시에 진행
강남세브란스병원, '수술 중 방사선 치료(IORT)' 국내 첫 시도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 치료에 수술 중 방사선 치료(Intraoperative Radiotherapy: IORT)를 적용한 국내 첫 사례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18일 뇌종양센터 박현호, 유지환(이상 신경외과), 조연아(방사선종양학과) 교수팀이 5월24일 40대 남성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IORT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박현호 교수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후 유지환, 조연아 교수가 곧바로IORT용 인트라빔 장비로 수술 부위에 직접 방사선을 조사하는 치료를 했다. 현재까지 환자는 특이 소견없이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방사선 치료는 수술 3~4주 뒤에 시행한다. 수술 부위가 안정된 뒤에 하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치료 부위에 인접한 다른 신체 부위로 인해 충분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없는 한계도 지닌다. 이에 비해 IORT는 수술과 동시에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므로 치료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수술 부위 근처에 직접 고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악성도가 높고 예후가 불량한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방암 등 IORT를 널리 사용하는 다른 암의 경우 치료 기간이 1~2주가량 단축됐으며, 합병증이나 부작용 발병률은 기존 치료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았다.
유지환 교수는 "IORT 전용으로 개발된 인트라빔이 수술대 앞까지 들어올 수 있어 환자의 방사선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교모세포종은 악성도가 높고 빨리 재발하기 때문에 치료 기간 단축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연아 교수는 "IORT는 수술 중에 병변 부위를 직접 확인하면서 치료할 수 있어 정확한 방사선 조사가 가능하다. 일반 방사선 치료는 인접 장기로의 불필요한 방사선 조사 때문에 선량을 높이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IORT는 종양 근처에 고선량을 주면서 주변 조직으로의 선량은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14년 IORT 장비를 도입해 유방암에 처음 시행한 후 2019년 500례를 달성했으며 대장암, 췌장암에 이어 교모세포종 치료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