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오빠' 권순욱 감독이 앓고 있는 '복막암'은?

2021-05-11     최윤호 기자
뮤직비디오 감독 권순욱 씨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복막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 instagram

광고·뮤직비디오 감독인 권순욱(40)씨가 1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말기 암 투병 중이라고 밝혔다. 전이에 의한 복막암 4기다.

가수 보아의 오빠로도 잘 알려진 그는 “기약 없는 고통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권 감독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환자의 기대여명은 3~6개월 정도로 보이나 복막염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로 인해 수일 내 사망 가능한 상태'라는 내용의 진단서도 공개했다.

권 감독은 “작년부터 몸이 좋지 않아 일을 쉬었다 복귀했다 잠적했다 나왔다를 반복했었다”며 “현재 의학적으로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복막에 암이 생겼고, 전이에 의한 4기 암이다. 복막염으로 고생하던 작년 12월 말쯤 몸 안의 스텐트가 장을 뚫고 나오면서 장천공이 생겼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한 응급 수술을 했다”고 했다.

“예후가 좋지 않은지 현재 기대여명을 2~3개월 정도로 병원마다 이야기 한다.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왜 나에게 이런 꿈에서나 볼법한 일이 나타난 건지 믿을 수가 없지만 잠에서 깨어나면 늘 현실이다.”

권 감독은 장폐색으로 식사를 못해 몸무게가 36㎏까지 줄었다고 한다. 수액을 꽂은 채로 움직여야 해 거동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얇은 복막에 전이된 암인 복막암은 가장 치명적인 암 중 하나로 꼽힌다. / 캔서앤서DB

복막암, 얇은 복막으로 전이된 암

복막은 대장이나 소장, 간, 자궁, 질 등 우리 몸 속 모든 장기의 바깥을 덮고 있는 얇은 막이다. 장기끼리 달라 붙지 않도록 해서 각각의 장기들의 기능이 원활하도록 돕는다. 

복막 전이는 말 그대로 얇은 막에 암 세포가 퍼졌다는 의미. 어떤 과정을 거쳐 장기의 암 세포가 복막으로 퍼지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복막으로 암이 전이된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복강 내 높은 암세포 빈도 ▲높은 원발 암의 침습도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암 세포가 위나 대장의 벽을 뚫고 나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복막 전이암이 주로 발생하는 암은 대장암과 위암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에서 복막전이는 진단 당시에 10∼15%로 나타났으며, 재발성 대장암에서는 약 25%에 달한다. 

복막 전이암 치료는 수술과 항암치료, 복강내 온열화학요법 등이 시행된다. 수술은 개복해서 복강 내 암 덩어리를 물리적으로 제거한다. 하지만 미세 암세포(5mm이하)는 수술로 제거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요법을 실시한다. 복강내 온열화학요법은 암세포에 42∼44도까지 데운 항암제를 혈관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혈관 투과도를 높여서 암세포에 항암제가 전달되도록 한다.

"오빠야 사랑해!" 권순욱 씨가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진단서 사진에 동생 보아가 회복을 기원하는 댓글을 남겼다. / instagram

복막전이 암, 평균 생존기간 5~7개월

문제는 생존율. 복막전이의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이 5∼7개월에 불과하다. 이는  대장암이 간이나 폐로 전이된 경우, 완전 절제술을 시행하면 5년 생존율이 30∼35%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생존율이다. 또 복막 전이암은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3배나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일 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은 권순욱 감독은 “의학적으로 이미 죽은 사람 판정하는 병원과 하루하루 죽어가는 몸의 기능들을 보며 이제 자신이 많이 없어진 상태”라며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치료는 시도 중이고 기약 없는 고통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보아는 권 감독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우리 이겨낼 수 있다. 오빠는 정말 강인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 힘내줘서 고맙다. 내가 꼭 라면 끓여줄거야 그거 같이 먹어야 해”라는 보아의 글에 권 감독은 “라면보다 고기가 더 낫지 않나”라고 농담으로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