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A to Z] 수직감염이 뭐죠?

2021-04-21     손희정 기자

B형간염은 전체 간염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약 3~4%(130만~180만)가 B형간염 보유자로 추정된다. B형간염은 주로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 등 체액에 의해 감염되는데, B형간염 환자인 엄마에게서 태어난 신생아가 ‘수직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신생아 시기에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90% 이상 만성간염으로 진행된다./게티이미지뱅크

B형간염의 수직감염은 임산부가 B형간염 표면항원(HBsAg) 양성일 때 모체로부터 태아 또는 신생아에게 B형간염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것이다. 모자간 수직감염의 경로는 태반을 통한 감염, 산도를 통한 감염, 모유를 통한 감염 등이 있지만 대부분 분만 시 산도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산도 감염이 주를 이룬다.

B형간염이 임신 중 자궁 속에 있는 태아에게 태반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부분 출산 중이나 신생아시기에 신체접촉으로 감염된다. 단 모유는 감염경로가 아니라서 모유 수유는 가능하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감염 시기에 따라 만성간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에 큰 차이를 보인다. 어릴 때 걸릴수록 만성간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성인이 간염에 걸리면 5~10% 정도가 만성간염으로 진행하지만 신생아의 경우 90% 이상 만성간염 환자가 될 수 있다. 

산모가 만성 B형간염 보유자일 경우 신생아는 면역글로불린 주사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게티이미지뱅크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 산모는 출산 과정에서 태어나는 아이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따라서 B형간염 보유자가 임신한 경우 산전 진찰 시 의사에게 이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그래야 출산 직후 신생아에게 적절한 조치를 해 전염을 막을 수 있어서다. 

산모가 만성 B형간염 보유자일 경우 출산 후 12시간 안에 신생아에게 B형간염 면역 글로불린 주사, 생후 7일 이내 B형간염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면역 글로불린 주사는 항체가 생기기 전까지 항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조항체를 주사로 주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접종을 하면 대개 90% 정도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항원과 항체를 동시에 주사해도 효과가 정상적으로 나타나며 별다른 부작용은 없다. 

신생아 B형간염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는 B형간염 산모를 관리하고 신생아의 B형간염 접종비 및 검사비를 지원해주는 B형간염 주산기 감염 예방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임산부가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라면 B형간염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서라도 예방법을 미리 숙지하고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행히 1995년부터 영유아 대상 B형간염 백신 접종이 국가사업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그 이후 출생자들은 B형간염 유병율이 0.1~0.2%로 낮다. 1995년 이후 출생한 산모에 의한 신생아 수직감염 확률은 그만큼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