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인형이 말합니다 "고객님은 행복만 하세요~"
장정희의 '마음치유 일기'
어느 보험회사의 신박한 광고 문구가 생각납니다.
"걱정은 우리가 할게요. 당신은 행복하기만 하세요~."
걱정인형이 말해줍니다. 아무리 봐도 그 작은 인형이 뭘 해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지만 "걱정은 우리가 한다"고 합니다.
네~. 그러네요~!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게 아니네요. 그저 걱정을 해 준다는 말이니 "어차피 걱정은 당신이 하나 우리가 하나 결과가 같다" 이런 뜻 아닐까요?
"걱정한다고 걱정이 사라지면 뭐시 걱정이겠는가~!" 호남 버전으로 말하면 이런 얘기겠죠?
저도 걱정과 관련해 제 나름의 명언(?)을 하나 만들었는데요. "걱정만 하다 보면 걱정하던 그 일이 반드시 찾아온다 .걱정하는 바로 그 일이 안 생기게 하려면 먼저 그 걱정을 멈춰라!"
그런데요, 이런 말씀을 드리면 많은 분들이 꼭 하시는 질문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걱정을 좀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될대로 되라 그렇게 살란 말인가요~?"
아뇨, 아뇨,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될대로 되라’는 걱정을 안 하는 게 아니고 너무 걱정이 돼서 '포기'라는 방법으로 회피하는 거지요. 그게 아니라 걱정되는 그 일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겁니다.즉 '준비' 하자는 거지요. "될대로 되라"는 운명 또는 요행에 맡기는 것이지만, 준비는 내 인생의 결과에 직접 개입하고 주도한다는 적극적인 걱정 해결 방향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준비할 수 없는 일, 준비해도 어차피 안되는 일이 있겠지요? 뭐, 예를 들면 ‘내일 소풍인데 비가 오면 어떡하지?’ 같은 건데요. 그건 어차피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 즉 신의 영역, 자연의 영역입니다. 걱정한다고 해결이 안되죠.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것, 그것은 인형에게 맡기나 본인이 하나 같다는 말이지요.
최근 설교로 들은 성경 말씀이 ‘내일의 걱정은 내일이 맡아서 한다’입니다. 여기서 걱정을 하는 주체가 내일입니다. 사람이 아니고 내일이 걱정을 맡아서 한다는 게 놀라운데요. 내일 걱정도 내가 하는게 아니고 내일이라는 날이 맡아서 한다고 하는 겁니다.
신경병의 원인 중 가장 큰 것이 ‘걱정’입니다. 즉 불안이지요. 우리의 뇌는 불안을 생존에 관여하는 비상사태로 인식합니다. 올 지 안 올지, 생길지 안 생길지도 모르는 미래 걱정을 하느라 불안한 건지, 전쟁통에 총알이 빗발쳐 생명의 위협을 받아 불안한 것인지 구분을 못합니다. 전쟁통에 총알이 빗발치는 현장에서는 구구단을 외워보라 하면 잘 외울 수 있을까요? 그 잘 외우던 구구단도 못 외울 거에요. 걱정이 많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집중이 안돼 공부도 어렵고요. 주의력이 떨어져 원만한 인간관계와 소통도 어렵습니다.
내일의 걱정을 내일에게 맡겨 버리기만 해도 심리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소됩니다. 인형에게든 내일에게든 맡겨버리고 당신은 행복만 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