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태극권(44) 몸 전체를 쓸 줄 알면 강해진다

태극권 37식 '고(靠)'

2021-03-29     최윤호 기자

할리우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 하나. 눈앞에 겨눠져 있는 상대방의 권총을 빼앗아 드는 순간 동작. 넷플릭스드라마 '퍼니셔'에는 위험에 처한 소녀에게 퍼니셔가 권총 빼앗는 방법을 설명해 주는 장면이 있다.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면 된다. 그런데 따라 하니까 안된다. 왜? 손힘만으로 하니까. 온몸을 돌리며 그 힘으로 권총을 빼앗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했더니 되더라. 

태극권은 권법이다. 맨몸이 무기인 무술이다. 검 같은 무기도 많이 사용하지만, 기본은 권이다. 무기는 몸의 연장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권이라고 해서 주먹이나 손끝만이 무기가 아니다. 손을 사용하더라도 손만의 힘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힘을 사용한다. 온몸의 힘, 다리의 힘, 기의 힘을 모두 모아 주먹 끝에서 폭발하는 것이 태극권의 주먹지르기다. 쉬운 것도 아니지만, 공허한 옛이야기도 아니다.  

그만큼 우리 몸은 전체를 사용할 때 강하다. 발의 힘이 주는 추진력과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 그래서 몸통을 무기로 사용하는 동작이 태극권에도 있다. 고(靠)다. 어깨로 들이받는 동작이다. 손은 사타구니를 방어하면서 온몸을 움직여 어깨로 상대를 밀어낸다. 그냥 운동삼아 상대방에게 한번 해보면 그 힘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손이나 다리 하나로 하는 동작과는 파워의 차이가 크다.  온몸을 하나로 생각하면, 훨씬 강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고(靠)

① 왼발을 견고히 하면서 오른발 및 왼팔과 오른팔을 동시에 내리며 거둬 들이는데, 오른손은 손등이 앞으로 향하게 하여 하체 급소 앞으로 오고, 왼손은 손바닥이 앞을 향하게 하여 왼쪽 넓적다리 뒤로 온다. 

② 앞의 동작에 이어 즉시 오른발을 들어 오른쪽 앞으로 옮겨 뒤꿈치를 딛는다.

③ 오른쪽 발끝을 점차 내려 딛으면서 견고히 한다. 동시에 오른 팔꿈치는 밖을 향해 약간 굽혀 느슨한 활 모양을 이루게 하고, 왼손은 손바닥이 오른 팔꿈치를 마주보게 들어 올리며 나아가 오른 팔꿈치 사이에서 보조하게 한다. 

 

도움말 : 대한태극권협회 이찬 명예회장

사진제공 : 이찬태극권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