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A to Z] A·B·C형 간염, 원인과 치료법 어떻게 다를까

2021-03-30     손희정 기자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간염 바이러스의 종류는 A형, B형, C형, D형, E형 등 다양하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주요 간염 질환은 A, B, C형간염이 대표적이다. 이중 특히 B, C형간염 바이러스는 감염 후 만성화돼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A·B·C형간염의 원인과 치료법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본다.

A형간염은 B, C형간염과 달리 만성화 되지 않는 급성 간염이 대부분으로 음식을 끓여 먹거나 손씻기만 잘해도 쉽게 예방할 수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전염성 강한 A형간염...치료제 없지만 백신으로 예방 가능
대한간학회 자료에 따르면, A형간염은 B·C형간염과 같이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A형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 A형간염 환자와의 접촉으로 감염돼 급성 형태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한국인 전체 급성간염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5~50일(평균 28일) 정도 잠복기를 거친다. 이때 고열과 오한, 근육통, 피로감,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느끼기 때문에 감기로 착각하기도 한다.
A형간염은 치료제가 없는 대신 백신이 있다. 보통 한 번 접종한 후 백신의 종류에 따라 6~12개월 후나 6~18개월 후 추가로 접종하면 95% 이상 간염 예방 효과가 있다. 
A형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만 가열해도 사라지기 때문에 끓인 물을 마시거나 충분한 익힌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 화장실 사용 후,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것도 중요하다.
 
혈액‧체액으로 감염되는 B형간염...예방 최우선
B형간염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간염이다. 국내에서도 전체 인구의 약 3~4%가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B형간염은 감염된 산모로부터 태어난 신생아에게 수직감염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직감염이 9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어려서 감염될수록 만성 B형간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이 밖에도 성접촉이나 수혈,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 등에 의해서도 감염된다. B형간염 환자와 면도기, 칫솔 등을 함께 사용해도 위험하다. B형간염은 만성으로 진행되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B형간염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현재 모든 영·유아에서 B형간염 예방접종은 필수로 시행되고 있고, B형간염 바이러스 항원과 항체가 없는 성인은 예방접종(3회)을 받아야 한다. B형간염 치료제 경우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는 뛰어나지만, 근본적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대부분 환자는 평생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으로 관리해야 한다.

만성화 비율 높은 C형간염...백신 없지만 경구제로 완치 가능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체 만성 간질환 환자의 약 10~15%가 C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C형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 정상인의 점막, 상처 난 피부에 닿을 시 감염된다. 주사기가 주요 감염원이며 문신, 피어싱, 성행위,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톱깎이, 면도기 등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C형간염은 B형간염보다 만성화 경향이 크다. 한 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고 이 중 30~40% 정도가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된다. 
C형간염은 백신이 없어 예방할 수는 없지만 먹는 항바이러스제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C형간염에 대한 표준 치료는 페그인터페론(Peginterferon)과 리바비린(ribavirin)을 병합한 약물치료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으로 환자의 55% 이상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보통 치료 기간은 48주 정도다.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약제가 달라 약 복용 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