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궁금한 전립선] 케겔운동은 진짜 전립선에 좋을까?

2021-03-25     최윤호 기자

케겔(Kegel) 운동은 전립선 강화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괄약근 운동이라고도 불리는데 정확하게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엉덩이 근육을 움찔거리면서 케겔운동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

케겔운동은 골반저근 운동이다. 노화나 출산으로 인해 늘어진 골반근육을 강화시켜 여성의 요실금을 치료하고, 남성의 전립선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기능 향상운동으로도 널리 인식되어 있다. 

케겔운동은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가장 간편한 운동법이다. 요실금과 정력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전립선암 수술 후 요실금 개선 효과 확인

케겔운동은 정말 전립선에 도움이 될까. 기본적으로 전립선 문제로 요실금과 잦은 소변 등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된다. 괄약근이 강화되기 때문에 배뇨를 조절하기 쉬워진다. 그러나 방광 비대로 소변을 잘 못 보는 경우라면, 케겔운동이 괄약근을 더 긴장시켜 배뇨가 더 지연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립선암을 수술한 후에 겪게 되는 요실금은 심각한 문제인데, 이런 환자들의 경우, 골반저근 강화운동을 통해 증상이 개선됐다는 국내연구 결과가 있다. 

서울의대 박주현·정현 교수(보라매병원 비뇨의학과)팀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보라매병원에서 전립선 절제술을 받은 후 2주 내 요실금이 발생한 60세 이상 남성 53명을 대상으로 12주 간 골반저근 강화 운동을 실시해 요실금 개선 추이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최종평가에서 53명의 환자 중 31명(58.5%)이 12주만에 패드 없이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요실금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이들의 골반 근육 강도와 지구력을 측정한 결과에서도 이전에 비해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케겔운동이 진행되는 골반저근 중 가장 중요한 부위는 치골미골근이다. 영어의 앞글자를 따서 PC근육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여성의 경우엔 일반적으로 '질근육'으로 부른다. 치골부터 꼬리뼈까지 해먹 모양으로 이어져있는 근육으로, 자궁 방광 대장을 받쳐주고 요도와 질, 항문의 수축운동을 담당한다. 

케겔운동은 치골미골근을 단련하는 것인데 괄약근과 함께 운동해도 관계없다. 이와 가장 비슷한 일반 운동이 스쿼트다. / unsplash

케겔운동 제대로 하기

케겔운동은 다른 부위 근육은 힘을 주지 않고 이 치골미골근만 힘 주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운동이다. 간단히 말해, 항문에 힘을 9~10초 정도 준 뒤 서서히 힘을 빼는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괄약근 바로 바깥에 있는 이 근육만을 사용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너무 의식하지 말고 괄약근과 치골미골근 부위를 훈련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잘 알려진 괄약근에 힘을 주면 자연히 치골미골근에도 힘이 들어가게 된다. 물론, 미세하게 촉진을 통해 정확히 치골미골근을 확인하고 그 부위에만 힘을 주면 전립선 건강을 위해 더 좋은 효과를 얻겠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괄약근 강화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편하게 운동하면 되겠다. 

이같은 골반 아래쪽 근육 강화운동은 요도와 항문, 괄약근의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성의 경우 질의 힘이 강해져 성생활에 도움이 되고, 남성은 사정지연, 발기력 강화 등의 효과를 얻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효과를 보는 운동으로 대표적 하체근력운동인 스쿼트를 들 수 있으나, 케겔운동 같은 효과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운동해야 한다. 

남성들이 소변을 끊는 방법으로 케겔운동을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PC근육을 사용하긴 하지만 역으로 비뇨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억지로 소변을 참다보면 요도가 좁아지면서 요관 내 압력이 증가해 전립선 손상도 초래할 수 있다. 소변은 시원하게 누는 것이 가장 좋고, 끝날 무렵에 한번쯤 참아 감각을 익히는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전립선 건강을 위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