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만 되면 꾸벅꾸벅... 춘곤증, 왜 찾아올까?

기온 상승에 수면억제 물질 줄어들어

2021-03-22     이보람 기자

비타민B1 충분히 채우고 단순당 섭취는 줄여야

꽃샘추위가 요 며칠 기승을 부렸지만 한낮엔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는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봄이 되면서 여기저기서 나른하고 졸리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대표적인 계절성 생리현상인 '춘곤증'이 찾아온 것. 그런데 왜 춘곤증은 이맘때면 꼭 나타나는걸까.

봄이 되면 나른하고 잠이 쏟아지는 춘곤증이 찾아온다. /픽사베이.

춘곤증 원인은 국내 연구진이 밝혀낸 바 있다. 바로 수면억제 물질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것.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임정훈 교수팀은 "기온이 높아지면 수면 억제 물질을 전달하는 뇌 시냅스가 사라져 더 잠이 오고 수면 형태가 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초파리를 대상으로 기온 증가와 수면 형태 변화를 연구한 결과, 수면 촉진 신경세포다발과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 사이의 연결 고리가 사라져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겨울보다 빨라진 일출 시간도 춘곤증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오늘 수도권의 일출 시간은 6시30분으로, 겨울철 평균 일출시간인 7시30분보다 한시간이나 빠르다. 창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면 빛이 뇌에 전달되면서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이로 인해 낮 시간에 졸음이 쏟아지는것. 졸린 증상 말고도 피로감과 식욕부진, 소화불량, 두통 등의 춘곤증 증상도 수면억제물질 감소와 멜라토닌 분비 등 변화된 생체 리듬 때문이다.

그렇다면 춘곤증을 물리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영양 보충이 중요하다. 변화된 생체 리듬에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영양소는 비타민이다. 특히 비타민B1은 피로 해소제로 불리며, 신경계에 작용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피로감을 해소해준다. 비타민B1이 풍부한 식품은 달걀 노른자, 시금치, 생선, 제철 채소(냉이, 쑥) 등이다. 식욕을 돋우고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비타민C를 충분히 채워주는 것도 좋다. 딸기와 달래, 키위, 참외 등에 많다.

비타민 섭취는 늘리는 반면 단순당 섭취는 줄여야 한다. 빵이나 과자처럼 가공된 탄수화물과 설탕, 음료수 같은 단순당이 많은 식품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데, 이 과정에서 인슐린이 과다 분비돼 일시적으로 저혈당을 유발해 졸음이 오게 만든다.

또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고 산책을 해서 햇빛을 쬐는 것도 춘곤증을 물리치는 방법이다. 사실 춘곤증은 길어야 2~3주간 지속된다. 그 후에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하지만 춘곤증 증상이 계속 나타나고 극심한 피로감이 나타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이나 다른 질환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