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치료 열쇠 '항암제'에 있나?
국내 연구진, 항암제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예방 효과 확인
2021-03-18 이보람 기자
국내 연구진이 특정 항암제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뇌연구원 허향숙 박사팀과 경북대의대 석경호 교수팀은 표적 항암제 '이브루티닙'(Ibrutinib)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와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로 불리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는 상태다. 이번에 알츠하이머 치료와 예방에 효과를 보인 항암제 이브루티닙은 주로 진행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등 림프종 환자에게 쓰이는 표적항암제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동물 모델에 이브루티닙을 14일간 투여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핵심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인산화를 모두 감소시켰다. 또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인산화가 축적되면서 만들어지는 신경 염증도 완화됐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이브루티닙 투여가 치매에 걸린 동물 모델의 뇌 신경 돌기 생성을 촉진하고 장기 기억 향상을 유도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허향숙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 약물의 새로운 타깃을 설정하는 신약 재창출 기법 측면에서 향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 이브루티닙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노화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노화 세포'(Aging cell)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