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숙면, '외상성 뇌손상'도 치유

미 오리건보건과학대 연구팀, 참전용사 연구 발표

2021-03-16     최윤호 기자
숙면이 뇌손상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취침전 전자기기만 멀리해도 수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 xframe

잠을 잘 자는 것은 예로부터 복이라고 불릴만큼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숙면은 피로회복은 물론이고, 피부건강과 성장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각종 손상의 회복과 기억정리까지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숙면이 가벼운 외상성 뇌손상(mild traumatic brain injury)의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미국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외상성 뇌손상'이란 머리에 비교적 약한 충격이 가해졌을 때 뇌의 육안적 구조 변화(주로 부종과 출혈 등)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물리적 충격으로 인한 신경세포들의 일시적인 기능 이상으로 뇌 기능(의식·인지·​감각·​운동 등)이 떨어지거나 소실된 상태를 말한다.

숙면이 가벼운 외상성 뇌손상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린 'Journal of Neurotrauma' 최근호.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학 연구팀은 2011~2019년에 수집된 56명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 데이터를 분석해 수면이 '외상성 뇌손상'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연구는 미국 '신경외상학회지(Journal of Neurotrauma)'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MRI 기술을 통해 참전용사의 뇌혈관을 둘러싼 공간이 확장된 것을 발견했다. 확장된 공간은 치매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전용사들 중 수면의 질이 낮았던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공간 확장의 흔적과 뇌진탕 후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났다"고 밝힌 연구팀은 '외상성 뇌손상' 후 뇌는 노폐물을 더 많이 생성하는데, 숙면을 취하지 않으면 글림프 시스템(뇌의 노폐물 제거 시스템)이 막히게 돼 외상성 뇌손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진행한 후안 피안티노 조교수는 "이번 연구가 수면이 외상성 뇌손상 후 뇌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며 "취침 전 전자기기의 사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숙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