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날린다는 매운 음식, 건강에 괜찮나?

매운 맛 음식의 좋은 점 vs 나쁜 점

2021-03-15     최윤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생활이 길어지고, '코로나 블루'라고 부르는 우울증까지 생겨나고 있는 요즘, 매운 맛 음식 전성시대다. 너무 매운 맛으로 퇴출될 것 같던 매운 컵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고, 다른 인스턴트 식품은 물론이고 식당에서도 매운 음식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혀를 마비시킨다는 마라탕에 비빔면 등 어딜 가도  매운 맛 음식이 대세다. 

입맛을 살려주고, 기분을 전화시켜 우울함도 씻어주는 매운 맛 음식. 혀가 아프고 위가 쓰리고 배변이 고통스러울 때도 있는데 건강에는 문제 없는 것일까. 매운 맛 음식의 명암을 살펴본다. 

매운 맛의 대표격인 고추의 캡사이신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엔도르핀을 유도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코로나블루'를 날리는 방법으로 선호되고 있다. / 픽사베이

"스트레스 훨훨" 건강에 좋다

매운 맛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느낀다. 그런데 사실 매운 맛은 감각이다.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등 4대 입맛과 달리 통각으로 인지되는 감각이다. 매운 맛이 혀 표면에 달라붙어 통증을 일으키면 진통제 역할을 하는 엔도르핀이 방출된다. 이때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역할을 한다. 

캡사이신은 고추의 매운 맛을 결정하는데, 이 캡사이신이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해 위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일반적 느낌과는 달리 매운 맛이 위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셈이다. 또한 캡사이신은 땀을 나게 하는 발한작용을 하기 때문에 해열효과도 있다. 예로부터 감기에 걸렸을 때 매운 음식을 먹거나 김치국밥을 끓여먹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매운 고추는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고추의 매운 맛이 몸의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 결과적으로 지방을 분해하고 혈액순화 촉진효과가 있다. 그래서 운동을 하고 났을 때의 개운함을 매운 음식 섭취 후에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매운 맛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각종 위장장애와 복통, 설사는 물론 위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과도하면 위염, 위궤양에 위암 원인 될 수도"

매운 맛 음식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건강을 해치는 위협요소가 될 수도 있다.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메스꺼움과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설이다. 

매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소화기관이 불필요한 자극을 많이 받게 된다는 것이 가장 나쁜 점. 소화기관의 점막을 손상시켜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하면 위암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캡사이신 그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과다섭취 때 암을 막아주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암발생을 촉진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즉각적으로는 속쓰림과 설사 등의 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  

매운 음식으로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혈관이 확장돼 안명홍조가 있는 사람의 얼굴이 더욱 붉게 된다. 교감신경의 지나친 활성화는 숙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의 경우, 매운 음식은 묽은 대변과 복통을 유발한다. 매운 음식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의 발병률을 3배 이상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매운 음식에는 고추로만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유화제, 보존제 등 각종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 설탕을 비롯한 고칼로리 재료도 매운 음식에는 많이 들어가므로 캡사이신의 다이어트 효과가 상쇄되어 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