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와 암] 당뇨병, 암 발병 위험 높이는 이유는?

인슐린 분비 문제-비만 등이 문제로 꼽혀

2021-03-10     이보람 기자

우리나라 30세 이상 7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당뇨병. 당뇨 자체로도 문제지만 각종 합병증을 유발해서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특히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암에 걸리기 쉽다.

당뇨병을 앓으면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당뇨병과 암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를 알아본다. /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을 앓으면 왜 암에 걸리기 쉬운걸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지만, 전문가들은 인슐린 분비과 고혈당, 비만에 의한 만성염증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당뇨병 환자들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혈액 속에 혈당이 쌓이는 상태가 된다. 그런데 인슐린 분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몸속 세포가 성장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인슐린이 세포를 증식시키는 과정에서 종양까지도 성장시키는 것. 이 과정에서 DNA도 높은 혈당으로 인해 손상을 입게 된다. DNA의 지속적인 손상은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진다.

미국 연구팀이 당뇨병에 걸린 쥐의 유전 정보를 분석한 결과, DNA가 손상됐을 때 이를 수리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 2개(HIF1α와 mTORC1)가 손상된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고혈당에 놓이면 DNA가 손상되기 쉬운 데다, 유전자 손상으로 인해 DNA가 제대로 복구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

당뇨병 환자 중에 비만이 많은 것도 암 발생과 연관이 깊다. 미국 시티오브호프 암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비만인에게는 지방세포가 많은데 이 지방세포는 '아디포카인'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한다. 아디포카인이 몸속에 축적되고 과도하게 생성되면 신진 대사를 방해하고 만성염증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아디포카인 과다 분비로 인한 만성염증 때문에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5월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송기호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당뇨병 환자의 암 발생률을 연구했다. 그 결과 전체 암 발생률은 1000인년(person-years)당 당뇨병군이 20.36명으로 대조군(정상 성인) 10.83명보다 많았다. 당뇨병군의 전체 암 발생 위험은 대조군보다 1.22배로 높았다.

국내 연구 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연구를 보면, 당뇨병 환자에서 각종 암 발생의 위험도는 2배 가량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당뇨병이 있는 암 환자의 사망률은 당뇨가 없는 사람에 비해 1.41~1.55배나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