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지속적 과다섭취) 50~80%가 치매 가능성

'고령사회의 적' 치매 (16) 알코올성 치매의 종류와 증상

2021-03-04     최윤호 기자

술은 건강의 적이다. 적절한 섭취로 건강을 도모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한방울의 알코올도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도 많다. 

지속적 알코올 과다섭취 환자의 약 50~80%가 어느 정도의 인식기능장애를 보이고 있다. 알코올 관련 치매 유병률은 대체로 후기발병 치매에서 약 1~2%를 차지하고, 65세 미만 치매의 약 10%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알코올 중독 환자에서 치매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다만, 알코올 자체가 치매를 유발할만큼의 뇌손상을 초래하는지 직접적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 

대한치매학회가 펴낸 <치매 임상적 접근>을 중심으로 알코올 관련 치매의 종류를 알아본다. 

 

알코올이 뇌에 자극을 미쳐 변형 혹은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알코올성 치매는 다양한 종류로 진단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베르니케-코르사코프증후군 =베르니케 증후군과 코르사코프 증후군이 함께 나타나는 상태.  베르니케증후군(베르니케 뇌병증)은 의식장애 또는 혼돈, 안구운동이상과 보행실조 등 징후를 보인다. 일부에서는 환각, 초조, 떨림 등 알코올금단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베르니케증후군에 이어 건망증으로 대표되는 코르사코프증후군이 나타난다.

베르니케증후군은 티아민 부족으로 발생하는 급성 신경정신병 증후군인데, 대부분 알코올 의존 환자에게 발생한다. 영양결핍, 신장질환등 내과질환이나 위장관 흡수장애증후군, 지속적 구토나 설사 등 다른 원인으로도 올 수 있다. 영양결핍 상태인 알코올 중독 환자에게 포도당을 함유한 수액을 주사하면 촉발되기도 하는데, 이는 포도당 대사의 보조인자로 티아민이 필요하게 되고 이로 인해 급격하나 티아민 부족상태에 빠지기 때문.

▶펠라그라 = 홍반병이라고도 불리는 펠라그라는 알코올과 관련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알코올 중독에서 영양실조와 위장관 이상, 그리고 니아신 합성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에 알코올성 펠라그라가 발병할 수 있다. 신경계 이상으로 말초신경병증, 척수병증, 신경행동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신경행동장애 증상은 피로, 불면증, 우울증, 과민성, 불안, 무감동으로 시작하여 혼돈, 지남력 장애, 환각, 기억장애, 정신운동지연, 그리고 치매로 악화될 수 있다. 치료는 니아신과 단백질이 풍부한 영양섭취로충분하지만, 심한 경우 수일간 니아신 300~500mg 또는 니아신이 함유된 비타민B를 경구투여한다. 

▶마르키아파바-비냐민병 = 1903년 알코올중독으로 사망한 환자에서 뇌량 변화를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주된 병리는 수초탈락이며, 진행되어 뇌조직괴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병변은 뇌량 외에도 뇌실주변백질, 피질척수로, 소뇌다리 등에서도 보일 수 있고, 드물지만 대뇌겉질 및 바닥핵에서도 나타난다. 병인으로는 술 자체의 독성과 알코올 분해과정의 대사물, 비타민 결핍 등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식저하, 사지강직, 경련, 인지장애, 양측 대뇌반구해리증후군, 보행장애, 구음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만성인 경우 정신증상, 우울감, 초조, 불완전마비, 운동실조 등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사망하기도 한다. 

▶간성 뇌병증 = 만성 알코올 섭취가 간에 영향을 주게 되면, 간성 뇌병증과 후천성 간성뇌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 간성 뇌병증의 주요증상은 의식변화, 집중력 저하, 기억장애, 자세고정 불능증, 근긴장 증가와 과다반사, 보행 실조 등이 있다. 정확한 원인이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주로 위장관에서 발생한 암모니아가 간기능 장애로 제거되지 못해 고암모니아혈증이 생기면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신경독성물질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후천성 간성뇌변성은 간성 뇌병증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면서 운동장애가 점차 심해지는 것으로 인지장애, 운동장애, 척수병증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기타 알코올 관련 뇌병증 = 알코올 의존환자는 두부외상을 받기 쉬우므로 의식변화를 보이는 환자는 외상후뇌병증과 경막하혈종이 발생해 있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대표적 알코올 관련 뇌병증은 교뇌중심부수초용해인데, 주로 교뇌기저부를 침범하여 피질척수로와 교뇌핵의 수초신경섬유에 대칭적이고 경계가 명확한 급성 또는 아급성 비염증성 수초탈락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사지마비, 구음장애, 거짓연수마비, 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밖에 알코올과 관련해 인지장애를 유발하는 급성증후군으로는 떨림섬망, 금단발작, 알코올성 일시적 기억상실, 병적 중독, 알코올성 환각증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