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 담낭용종, 암으로 오진됐던 이유

담낭용종은 절제 후 조직검사 해야 암인지 아닌지 확인 가능

2021-02-25     이보람 기자

1cm 이상, 튀어나온 모양이면 악성종양 가능성

'국민 육아멘토'로 불리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24밤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나와 13년 전 암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사연을 공개했다.

오은영 박사는 "건강검진 복부 초음파에서 담낭에 악성 종양이 의심된다고 해서 몇개월 살 수 있느냐고 물으니 6개월 정도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오박사는 담낭 종양을 확인하는 수술을 앞두고 대장암 진단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는 "두 가지 수술을 해야 했는데, 수술실로 가는 도중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아들 얼굴이 떠올라 통곡을 했다"고 고백했다. 결과적으로 담낭 종양은 암(악성종양)이 아니라 양성 용종이었고 대장암은 초기였다.

오 박사의 담낭 종양은 암이 아닌 용종(혹)이었는데, 왜 시한부 6개월 진단을 받았다고 했을까? 추측이지만 검진 결과를 알려준 의사는 "담낭내 용종이 암이라면"이라는 가정 하에 시한부 6개월이라는 얘기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 하면 담낭 용종은 떼어내 검사를 해야 악성(암)인지 양성(단순 혹)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낭은 지방을 소화하기 위해 간에서 만든 담즙을 보관하다가 지방을 소화시킬 때 십이지장으로 배출 시키는 작은 장기이다.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으며, 간 아래쪽에 자리잡고 있다.

담낭용종은 종양성 용종과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뉜다. 사진 속 초록색 부위가 담낭으로, 담낭용종은 담낭에 생긴 모든 혹(종괴)을 일컫는다. /게티이미지뱅크

담낭용종은 담낭 점막에서 담낭 안쪽으로 튀어나온 모든 혹(종괴)을 말한다. 용종이 생겨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보니 정기 검진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담낭용종은 비종양성(양성)과 종양성(악성)으로 나뉜다. 90% 이상은 비종양성 용종이다. 종양성 용종은 담낭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담낭암은 5년 생존율이 매우 낮고 치료도 까다롭다. 그래서 담낭에 용종이 발견되면 비종양성인지, 종양성인지를 구분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 육아멘토로 불리는 오은영 박사가 2008년 담낭암 진단으로 시한부 6개월 선고를 받았던 일화를 MBC '라디오 스타'에서 공개했다. 결과적으로 오진이었다./방송캡처

문제는 용종이 악성(종양성)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절제 후 용종 조직검사를 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술 전에 유추해볼 수는 있다. 용종의 크기와 모양을 확인하는 것이다. 크기가 1cm 이상이면 악성일 가능성이 크고, 3mm 미만이면 양성이다. 또 크기가 갑자기 커진 용종 역시 악성일 수 있다. 모양도 용종이 악성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튀어나온 형태의 종양은 악성일 확률이 높다. 담낭결석이 동반된 경우도 암 위험이 높다.

담낭암은 증상이 없는 암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꽤 진행된 경우라고 본다. 주된 증상은 이유없는 체중감소, 피로감, 구토, 복통 등이다. 유독 담낭암은 여성에게 발병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소화기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의 3배나 된다.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무리한 다이어트와 여성 호르몬 분비가 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담낭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담즙이 원할하게 분비될 수 있도록 하는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면 담즙 속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담석 등을 만들기 쉬워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도 담낭 건강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