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 말 달고 산다면, 질병 증상 의심을

2021-02-02     이보람 기자

직장인 김모(43)씨는 늘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아침에 출근해서도 "피곤해~" 점심을 먹고 난 후 자리에 앉아서도 "피곤해~"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다.

김 씨처럼 늘 피곤하다고 말하거나, 실제로 피로감에 찌들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심한 피로감은 다른 질환이 원인이 돼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다. 피로감을 주 증상으로 하는 대표적인 질환을 알아본다.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은 내분비기관으로, 우리 몸에서 각종 호르몬을 만들어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그런데 이 갑상선 호르몬이 일정하게 뇌하수체에서 잘 분비되지 않아 부족해질 때가 있다. 바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그런데 갑상선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감을 느낀다. 몸이 붓고 식욕은 없는데도 체중이 늘기도 한다. 또 손발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탄다. 따라서 피로감과 함께 식욕부진, 혈액순환 장애 등이 나타나면 병원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

수면무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코를 골다가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아 공기의 흐름이 완전히 멈추는 증세가 잠자는 동안 1시간에 5번 이상 나타나거나 7시간 동안 30회 이상 나타나는 질환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숙면을 취하지 못해 늘 피로감을 호소한다. 또 오전에 두통이 생기고, 이유 없는 어지러움이 나타나는 등 낮 활동에 제약이 많이 생긴다.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치료는 수술과 호흡보조장치로 이뤄진다. 가장 많이 사용하고 효과적인 것은 지속적 양압 호흡(CPAP) 장치이다. 지속적 양압호흡은 수면 시 공기를 불어 넣는 장치가 코로 연결돼 있어 수면 중 호흡을 도와주는 방법이다.

빈혈
빈혈이라고 하면 대부분 갑자기 픽 쓰러지는 상황을 떠올린다. 하지만 대부분 빈혈은 피로감이 먼저 나타난다. 빈혈은 적혈구가 부족한 상태다. 우리 몸은 적혈구가 부족해지면 원활한 산소 공금을 위해 심장의 펌프질을 늘린다. 그래서 적혈구가 해야 할 산소 운반을 심장의 펌프질로 매꾼다. 이 과정에서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쉽게 피로해진다. 무기력함과 운동능력 저하도 생긴다. 우리나라 빈혈 환자의 90% 정도는 철결핍성에 의한 빈혈이다.  이땐 부족한 철분을 보충해주면 피로 등 증상이 완화된다.

만성탈수증
만성탈수는 신체의 70%를 차지하는 수분 부족 현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 상태를 말한다.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보니 늘 피곤하고 무기력함과 함께 변비, 집중력 저하, 비만 등이 연쇄적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급성 탈수처럼 몸마름 같은 갈증을 느끼지 못해 스스로 만성탈수증인지를 알아 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물을 먹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커피나 차 등을 마신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커피나 차는 오히려 수분 배출을 촉진해서 만성탈수증이 오기 더 쉽다. 만성탈수가 의심되면 물 양을 늘리면 된다. 커피나 차가 아닌 물 자체로 수분을 채워야 한다. 다만 한번에 많은 양(한번에 500mL이상은 구역질, 두통이 나타날 수 있음)을 마시는 게 아니라, 120~200mL를 1~2시간마다 한번씩 마시도록 한다.

이밖에 드물지만 암, 바이러스성 간염, 결핵, 신부전증 등이 있을 때도 극심한 피로가 나타난다. 따라서 피로감 말고도 다른 증상이 있고 체중 감소나 부종, 발열 등이 있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