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꾸는 노인, 우울증 4.4배 자살충동 3.5배 높아
고대안산병원-성신여대 공동연구팀 조사 결과
70세 이상 노인이 악몽을 꾸는 경우, 우울증이나 심각한 스트레스 같은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팀과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70세 이상 노년기에 꾸는 악몽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최근 발표했다. 악몽은 일반적으로, 기분 나쁜 꿈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통 1년에 1회 혹은 그 이하로 꾸는 것이 보통이다.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조사사업 중 안산코호트에 참여하고 있는 50대부터 80대까지의 성인남녀 2940명을 대상으로 심각한 악몽과 정신 질환 간에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심각한 악몽을 꾸는 사람은 대상자 중 약 2.7%로 나타났는데 70세 이상에서는 6.3%로 좀 더 높았다. 이중 사별을 경험했거나 무직, 소득이 낮을수록 악몽을 꾸는 횟수가 더 잦았다.
또 노년기에 악몽을 빈번하게 꾸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의 위험은 4.4배, 높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가 3.2배, 자살충동 등을 느낄 가능성이 3.5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철 교수는 “노년이 되면 수면구조와 패턴이 변하고, 수면 중에 꿈을 꾸는 동안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과격하게 움직이는 렘(REM)수면 행동장애와 같은 수면장애가 증가한다”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노년기 악몽 또한 가볍게 여기지 말고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서수연 교수는 "본인이 악몽을 자주 꾸거나, 가족 중에 악몽을 잘 꾼다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악몽장애를 비롯한 우울증 등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해외저명 학술지인 ‘수면 의학(Sleep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