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후 기억력 떨어지고 자주 멍~ 하면...
케모브레인 증상... 유방암 생존자에게 많아
많은 암 환자들이 항암치료 중이나 치료 후에 머리 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고 멍해진 것 같다고 말한다. 이는 항암치료로 생기는 대표적인 뇌 관련 부작용인 '케모브레인(항암뇌)'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케모브레인은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약 25%가 겪는다고 알려진다. 유방암 환자와 뇌종양 환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유방암 생존자 17~50%에서 케모브레인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기억력, 집중력 저하 ▲기억 난항 ▲한번에 여러가지 일하기가 어려움 ▲언어능력 저하 등이다. 예를 들어 잘 아는 사람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전화를 받으면서 요리 하기가 어렵고 문장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식이다. 실제 암 환우 커뮤니티에 보면, 항암치료를 받은 후 정신이 맑지가 않고 깜박깜박 건망증이 생겼다는 글이 많다. 또 예전보다 언어 구사 능력이 떨어져 말을 조리있게 하지 못하게 됐다는 이들도 많다.
현재까지 케모브레인이 유발되는 원인으로는 항암제의 뇌세포 손상과 DNA 퇴화, 호르몬 감소 등이 있다. 항암제가 기억 저장과 회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인 해마 영역내 신경 재생을 손상시켜 기억 소실을 유발한다는 것.
최근엔 혈관 염증과 뇌세포 보호막 결핍이 케모브레인의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메디컬센터 윌모트 암연구소 미셀 자넬생 박사가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유방암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케모브레인이 나타난 암 환자 중 상당수에서 혈액 염증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케모브레인은 항암치료가 종료된 후 6개월까지 지속되다가 점차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최장 10년까지 증상이 이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전문가들은 케모브레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암 환자들이 인지기능 재활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메모를 일상 생활화하고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등이다. 의료기관에서 뇌 재활 훈련을 받을 수도 있다. 약물치료와 반복적경두개자기자극치료, 전산화 인지치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