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태극권(38) 손목의 미세한 변화, 관절이 활짝 열린다

태극권 37식, 1-2 기세

2021-01-05     최윤호 기자

이제 막 연재를 시작한 태극권 37식 같은 무술의 초식은 몇가지를 암기하고 있으면 혼자서도 반복해 수련하면서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다. 태극권 초식은 그 자체로서 몸과 기를 수련하는 단련과정이고, 부족한 근력운동을 보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37가지로 이름지어진 동작들로 구분되어 있는 37식의 제1식은 예비식과 기세로 이뤄져 있다. 지난번에 소개한 예비식에 이어 기세를 설명한다. 

기세는 태극의 양의를 낳는 동작이다. 양의란 곧 음과 양. 음은 형태이고 아래에 있어 땅(지ㆍ地)이 되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양은 위에 있어 하늘(천ㆍ天)이 돌기 때문에 산뜻하게 떠서 움직이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 마음으로써 기를 운행해 단전에 가라앉히고, 기가 내부에 충만하면 양손을 기를 따라 띄워 올리는 동작이다. 이를 곧 '기로써 몸을 움직인다'고 말한다. 이러한 동작의 원리는 앞으로도 모든 초식을 지배하게 된다. 기를 행하여 몸을 움직이거나, 뜨거나, 가라앉거나, 열거나, 닫거나 모두 이 원칙에 입각해 진행된다. 

 

태극권37식 (1-2) 기세(起勢)

예비식의 자세에서 출발하는 기세는 손목의 미묘한 변화가 핵심이다. 먼저 물에 떠오르듯 팔을 들어올리고, 그 다음에 손끝을 앞으로 펴내며 팔목을 편다.

기세는 매우 간단한 동작으로 보이지만, 이 작은 움직임 속에 손목의 움직임이 여섯번 변한다. 손목 관절을 열어 느슨히 하고 천천히 진행해 보자. 

① 차렷자세로부터 예비식까지 한번 변한다.  예비식에서 기세의 양팔을 들어올릴 때 두 손목의 등이 돌출해 물 속에서 떠오르듯 올리며 손가락을 밑으로 늘어뜨려 두번째 변한다. 

② 손목이 어깨 높이에 이르렀을 때 또다시 기를 운행해 손가락을 편다. 뼈마디에 붙은 근육은 팽팽하지도 느슨하지도 않은 듯하여 세번째 변화를 이룬다. 

양팔을 거둬들이면서 팔목을 느슨히 접고 아래로 밀어내리면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면 기세가 끝난다.

③ 양팔을 거두어들일 때 손목과 팔꿈치를 접어 가슴과 겨드랑이 앞에 이르게 한다. 이때 손가락을 다시 아래로 늘어뜨려 네번째 변한다.

④ 양팔을 다시 내려뜨릴 때 두 손목이 가라앉아 물속으로 들어가듯한다. 손가락 끝은 모두 수면에 둥둥 쓰듯 다섯번째 변화를 이룬다. 

⑤ 양팔을 내려 사타구니 옆에 이르러 원래의 위치로 돌아와 예비식처럼 된다. 이렇게 하여 여섯번의 변화를 이룬다. 

기세는 이렇게 손목의 변화에 중점을 둔 동작이다. 이 기세를 깨달아 느슨히 할 수 있으면 기를 손목에 관통시키는 것을 할 수 있다. 

도움말 : 대한태극권협회 이찬 명예회장

사진제공 : 이찬태극권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