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만 나는 아기, '요로감염' 확률 높아

2021-01-04     이보람 기자

며칠 전 주부 김모(32)씨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을 경험했다. 갓 200일이 지난 딸의 체온이 38.5도까지 올라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 혹시나 코로나에 감염된 건 아닐까 해서 걱정이 이만저만 큰게 아니였다.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와 함께 피검사 등 여러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코로나19는 음성 판정이 났지만 '요로감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는 "이맘때 아기들에게 요로감염은 흔한 질환"이라면서 "항생제 투여를 하면 수일내로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열이 나는 거 말고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영유아는 요로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픽사베이

◇여아가 남아보다 흔해…대장균이 주 원인

요로감염은 영유아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세균 감염 질환이다. 비뇨기를 구성하는 신장, 요관, 방광, 요도 일부가 세균에 감염된 상태로, 발열이 있는 영유아에서 요로감염의 진단율은 4~5%다. 요로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은 대부분 대변으로 묻어나오는 대장균과 장내 세균 등이다. 아기 대변을 씻기는 과정에서 대장균이 회음부로 옮겨가 요도를 통해 침투해 요도염과 방광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심하면 신장(콩팥)까지 감염이 돼 신우신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이하게도 요로감염의 주 증상은 열이다. 특히 영유아가 감염된 요로감염은 다른 증상없이 열만 38도 이상으로 오르는 양상을 띈다. 또 소변을 볼 때 보채고 울기도 한다. 반면 청소년이나 성인에서의 요로감염은  발열은 물론 오한, 옆구리 통증, 배뇨통, 빈뇨, 야간뇨, 절박뇨, 오심, 구토 등 증상이 다양하다. 따라서 영유아에서 이유없이 열이 오르고,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잡히지 않는 경우에는 요로감염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다만, 영유아 고열 원인은 확실하게 찾아내서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요검사와 소변 배양 검사 등 검사를 해야 한다.

◇소변배양검사로 확인해야, 항생제 투여 치료

소변 분석에서 농뇨(백혈구가 많이 나오는 상태)가 있거나 세균이 확인되면 항생제 치료를 시작한다. 대부분 요로감염은 항생제 투여 2~3일이면 완치된다. 하지만 일부 항생제가 맞지 않거나 내성이 있으면 치료가 되지 않기도 한다. 이때는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요로감염에 맞는 치료를 시행한다. 또 요로의 구조적 문제(요로 기형)로 요로감염이 발생할 때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무엿보다 영유아 요로감염은 제때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패혈증이나 뇌수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유없는 발열과 보챔 등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영유아의 요로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올바른 대변 세정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고 비누로 하루 한번 가량 항문과 요도 주변을 부드럽게 닦아주는 게 좋다. 또 장내 세균이 요로감염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유산균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