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정확한 알츠하이머병 진단 가능성↑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배종빈 교수팀 연구

2020-12-25     주혜진 기자

뇌 MRI 자료로 알츠하이머병 판별 알고리즘 개발

조기진단이 중요한 알츠하이머병 여부를 쉽고 빠르게 판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한 사람 당 MRI 분석에 걸리는 시간은 23~24초에 불과하며, 정확도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에 활용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알츠하이머병 판별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배종빈 교수팀이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에 활용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알츠하이머병 판별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치매 환자의 약 60~80%가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알츠하이머병은 사소한 기억력 감퇴로 증상이 시작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기능이 점점 더 저하되고 신체적 합병증까지 동반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마저 불가능해 지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부분은 많은 환자들이 좀 더 일찍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 진단을 받지 못해 치료와 관리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완벽한 예방 및 치료가 불가능한 만큼 알츠하이머 치매는 조기 진단을 통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촬영한 뇌 MRI 영상 자료를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판별 알고리즘을 도출하는 딥러닝 모델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먼저 이 모델을 가지고 한국인 390명과 서양인 390명의 뇌 MRI 자료를 4:1의 비율로 학습용과 검증용 데이터셋으로 구분한 뒤 학습용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동양인과 서양인 각각의 알츠하이머병 판별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어 검증용 MRI 자료를 통해 해당 알고리즘이 알츠하이머병 여부를 얼마나 정확하게 판별하는지 정확도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동일 인종에서의 판별 정확도는 곡선하면적(AUC)이 0.91~0.94로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AUC 지표는 1에 가까울수록 정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한 사람의 뇌 MRI 분석에 소요된 시간도 평균 23-24초 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한국인의 MRI 자료를 학습해 만들어진 알고리즘으로 서양인의 MRI 자료를 분석한 경우 정확도가 AUC 0.89였으며, 반대로 서양인의 자료를 학습해 만든 알고리즘으로 한국인의 MRI 자료를 분석했을 때는 AUC 0.88의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뇌 MRI 자료를 학습해 만들어진 딥러닝 알고리즘은 서로 다른 인종이라 할지라도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알츠하이머병을 판별해 냈다”며 “이번 딥러닝 모델을 계속해 발전시킨다면 다양한 인종에서도 뇌 MRI를 분석해 알츠하이머병을 판별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종빈 교수는 “두통,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일 경우에도 뇌에 이상이나 병변이 있는지 보기 위해 MRI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때의 영상을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한다면 알츠하이머병 여부도 쉽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딥러닝 모델의 활용은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은 물론 치료와 관리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Nature)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12월 1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