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위험 '남성=체질량, 여성=허리둘레'에 달려있다?
영국 연구팀, 비만의 대장암 위험 남녀 차이 밝혀
비만이 대장암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남성과 여성의 대장암 발병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위험요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유럽에서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연구팀이 진행한 대규모의 코호트 연구는, 대장암 환자 5만8000명 이상과 건강한 성인 약 6만8000명을 대상으로 성별에 따른 비만 정도와 대장암 발병 위험의 관계를 고찰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체질량지수(BMI)와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WHR)을 조사했다. 체질량지수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연구팀은 25 이상이면 과체중,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간주했다.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은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수치로, 여성은 0.85, 남성은 0.9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 남성은 체질량 지수가 높을 때, 여성은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이 높을 때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았다"고 발표했다.
남성은 체질량지수 4.2 kg/㎡당 대장암 위험이 23% 높아졌지만, 여성은 체질량지수 5.2 kg/㎡당 9% 높아지는 것에 불과했다.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이 0.07 증가할 때, 여성은 대장암 위험이 25% 늘어났지만, 남성은 5% 증가했다. 연구팀은 남성은 체질량지수가, 여성은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이 대장암 발병과 연관성이 강한 이유에 관해선 밝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놓고, "암 예방을 위해 노력할 때 남성과 여성의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체지방 증가가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기전과 암 위험을 낮추기 위한 방법에 관해 추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국 암 연구소는 대장암 위험을 줄이려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 △식이섬유는 많이 섭취하고 △붉은 육류와 가공육은 적게 섭취하는 식습관을 실천해야하고 △술은 적게 마시고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장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BMC 의학(BMC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