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포토] 차단된 겨울, 편지를 쓴다, 메리 크리스마스~
2020-12-05 최윤호 기자
12월이 한발한발 지나가고 있습니다.
겨울이 깊어가면서,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슬픈 일, 힘든 일로 가득한 2020년이 이제 20일 조금 넘게 남았습니다.
이맘때 쯤이면, 거리가 즐거운 캐롤로 넘쳐나야 하는데, 한산하기만 하죠.
다음주부터는 아예 밤 거리에 불빛을 보기도 힘들어 질지 모르겠습니다.
서울의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밤9시면 도시가 거의 셧다운됩니다.
이제 그리워도 다가설 수 없는 사람, 장소가 점점 늘어납니다.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 추운 겨울이 좋다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이가 떠오릅니다. 홀로 외로움에 떨어야 하는 겨울, 그이가 떠오릅니다.
동네 카페의 크리스마스 트리 옆 창밖엔 빨간 우체통이 서있습니다.
반가운 소식보다는 휑덩그레함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머물면 안되는 공간, 커피 한잔을 사들고 나옵니다.
눈이라도 올 것 같은 하늘,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 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 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황동규 시 <조그만 사랑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