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호르몬, 휴면 중인 암세포 깨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 폐암환자 대상 연구서 밝혀

2020-12-05     홍헌표 기자

코르티솔, 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휴면 중인 암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환자가 수술 등 치료를 받은 뒤 완치를 위해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스트레스가 휴면 상태의 암 세포를 깨워 성장, 전이를 재촉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게티이미지뱅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위스타연구소 연구팀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휴면 상태인 암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동물실험과 인간 대상 연구를 함께 진행했다. 연구팀은 쥐를 스트레스상황에 노출시키고 이로 인한 생리적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오르자 면역시스템의 작용에 의해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가 생성됐고, 호중구는 염증성 단백질(S100A8/A9)를 방출시켰다.

연구팀은 암 수술을 받은 폐암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염증성 단백질과 재발의 관계도 연구했다. 그 결과, 혈액 중 염증성 단백질 농도가 높은 환자는 수술 33개월 후 암 재발 가능성이 더 컸다. 연구팀은 암세포 일부는 다른 장기로 이동해 휴면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화학요법이나 수술로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염증성 단백질은 골수계 세포가 가진 효소(myeloperoxidase)를 활성화해 세포 내 산화된 지질을 축적하고, 이는 암 성장, 증식에 관여하는 세포(섬유아세포)에 영향을 미쳐 휴면상태의 암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