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서앤서 A to Z] 난소암, BRCA 유전자 돌연변이 있으면 확률 훨씬 높아

효과 입증된 PARP억제제 치료 위해 유전자 검사 받아야

2020-12-04     최윤호 기자

유방암 원인이 되는 유전자 BRCA( Breast Cancer gene)가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암이 난소암이다. 난소(난자를 보관하고 배란이 이뤄지는 기관)에 생기는 암은 여성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다.

난소암은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효과적인 선별검사가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다.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고 예후가 매우 불량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 환자는 2011년 1만2669명에서 2019년 2만4134명으로 8년간 약 2배로 증가했다. 최근엔 20~30대 가임기의 젊은 여성 발병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 여성은 난소암 발생률이 현저히 높아져 유전성 암 검진이 필요하다. 유방암의 위험도 같이 높아진다. / 게티이미지뱅크

BRCA1, BRCA2 유전자 있으면 검진 필수

난소암 발병의 20~30%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성 난소암의 원인 유전자의 90% 이상은 BRCA1, BRAC2 유전자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권병수 교수는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여성은 일생동안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7~44% 높다"며 "유방암에 걸릴 확률도 60~80% 높아지며 남성 유방암, 췌장암, 담낭암, 담도암, 위암, 흑색종 등의 위험도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BRCA1,2는 부모 모두에게서 유전될 수 있으며, 부모 중 한 명이라도 BRCA1,2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상염색체 우성 유전 방식)다.

따라서 난소암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BRCA1,2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 난소암진단을 받은 모든 환자와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유전성 암의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BRCA1,2 유전자 검사를 받을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다. 환자 가족 검사도 마찬가지다.

유전성 난소암 환자의 가족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암에 이환되지 않은 보인자를 찾아 암 발생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예방적 중재술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암 발병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유전자로 인한 난소암을 치료하는 표적치료제 덕분에 조기 진단만 하면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PARP 억제제, 난치성 난소암 생존율 높여

난소암 환자에게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이유는 표적 치료제 'PARP 억제제' 때문이다.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경우 PARP 억제제가 재발 위험을 70%나 낮출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권병수 교수는 "PARP 억제제는 앞으로 다양한 상태의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적용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난치성 난소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을 위한 난소암 예방법으로는 집중적인 선별검사, 경구피임약과 타목시펜 등을 이용한 화학예방요법, 예방적 난소ㆍ난관절제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