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암 환자, 호르몬 치료 효과 예측 가능
세브란스 연구팀 "가임력 보존하는 치료 적합한 지 확인"
국내 연구진이 가임력을 보존하고 싶은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어떤 호르몬 치료가 적합하고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를 찾았다. 바이오마커란 특정 질병과 관련된 정상 또는 병적인 상태를 구분하거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생체표지자이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정영신와 병리과 박은향 교수 연구팀은 특수 조직 검사를 시행해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의 가임력 보존 호르몬 치료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6년에서 2018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임력 보존 치료로 고용량 호르몬을 사용한 45세 이하의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 57명을 대상으로, 특정 바이오마커들에 대한 분석을 시행했다.
연구 결과, 약 15%의 환자에게서 '불일치 복구 결함(MMRd)'이 발견됐다. MMRd는 DNA 복제 중에 불일치 오류를 복구하는 단백질이 없거나 그 기능이 손상된 경우 발생한다. MMRd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호르몬 치료에 대한 반응이 확연히 낮았다. 일부 환자의 경우 치료 실패 후 자궁 절제술을 시행했고(44.4%), 자궁절제술을 시행한 환자 중 75%에서 치료 전과 비교해 암이 오히려 더 진행된 것으로 진단됐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특정 바이오마커를 가임력 보존 치료에 이용하면 호르몬의 효과를 미리 예측해 치료 실패 및 시간 경과로 인한 자궁 제거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특히 MMRd가 호르몬 치료에 적합한 환자를 가려내는 예측 바이오마커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가임력 보존을 원하는 자궁내막암 환자가 호르몬 치료에 실패한 경우 바이오마커에 맞는 약제를 이용한 임상 연구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산부인과학 학술지(AJOG)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