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무관심, 초기 치매의 징후일 수 있다
미국 연구팀 조사, 무관심 정도에 따라 치매위험 89% 차이
호기심을 갖고 주변의 사람들과 사물에 관심을 보이는 생활 습관은 생활의 재미와 활력을 주는 것은 물론 치매를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지나친 무관심(apathy)'이 치매의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메레디스 보크 교수팀은 미국 노인 2018명을 대상으로 9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4세. 연구팀은 "지난 4주 동안 집에서 외출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자주 있었나?" "지난 4주, 일상적인 생활에 얼마나 관심이 있었나?" 등의 설문조사를 통해 대상자들의 무관심 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를 가지고 조사대상들을 상-중-하 3그룹으로 나누고 그들을 9년 동안 치매 발생 여부를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무관심의 정도가 가장 경미한 그룹은 768명 중 111명(14%), 중간정도의 무관심 그룹은 742명 중 143명(19%), 무관심이 가장 심한 그룹은 508명 중 127명(25%)에게서 치매가 발생했다.
연구 시작 때 시행한 인지기능 테스트에서 성적이 나쁜 사람일수록 무관심의 정도가 더 크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교육 수준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 등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고려했을 때, 무관심이 가장 심한 그룹은 무관심이 가장 경미한 그룹보다 치매 위험이 80%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노인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우리의 연구 결과, 무관심이 치매의 주요 증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무관심이 치매로 이행되는 과정의 초기에 나타나는 징후일 수는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에 최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