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야식 시켜 먹나요?…비만,불면,기억력 저하의 원인

'야식증후군'일수도...조절 안되면 심리치료 필요

2020-09-16     이보람 기자

코로나19 지속되면서 야식 먹는 이들 증가

주부 김모(38)씨는 두달 째 매일 야식을 먹고 잠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되면서 온종일 집에서 아들 둘과 씨름을 하느라 스트레스가 극심한데, 야식을 먹으면 그나마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 살이 찐 탓에 '먹지 말아야지' 다짐을 해도, 어느새 밤 11시가 되면 배달앱을 켜서 야식 메뉴를 고르고 있다. 

야식증후군은 하루 식사량의 절반 이상을 저녁 7시 이후에 먹고, 아침엔 식욕이 없는 특징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외출+외식 어려워 '야식' 시켜먹는 이들 많아

김씨처럼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밤마다 야식을 먹는 이들이 많다. 비만클리닉 365mc가 코로나19 환자수가 급증한 올해 3월1일부터 4월20일까지 접수된 365mc 환자들의 야식 섭취량와 전년도 같은 기간 야식 섭취량를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이후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음식을 먹는 야식 섭취가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식 먹는 게 반복되고 하루 식사량의 절반 이상을 저녁 7시 이후에 먹는다면 '야식증후군'일 수 있다. 야식증후군은 1955년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알버트 스턴카드가 비만 문제를 연구하다가 처음으로 발표한 일종의 정신과적 질환이다.

◇야식증후군, 스트레스로 촉발…수면장애 동반

야식증후군은 주로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아침엔 식욕이 없고 저녁 식사 이후 과식을 하고 잠을 쉽게 못 자거나 자다가 깨는 등의 수면 장애를 호소한다.

문제는 야식을 먹는 게 지속되면 비만은 물론 불면증과 기억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비만 치료를 받는 이들의 9~15% 정도가 야식증후군을 앓는다는 연구도 있다. 또 자기 직전에 음식을 먹다보니 자는 동안 위장 등 소화기관이 활동량이 증가하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한다. 한밤 중에 잠에서 깨는 횟수도 야식증후군 환자가 많다는 연구도 있다.

문제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은 감소해 폭식을 유발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에서는 밤 늦게 먹이를 먹은 실험 쥐의 해마 활성도가 낮게 나타나는 등 기억력 저하 양상을 띄었다.

◇비만은 물론 기억력 저하-불면증 야기

또한 야식증후군으로 촉발되는 비만은 치료가 더 어렵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의학전문지 ‘비만연구’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 중 정상 체중을 가진 사람의 0.4%, 비만환자의 9~10%가 야식증후군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치료가 잘 되지 않는 중증비만환자의 경우 51~64%가 야식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야식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스트레스 관리가 우선이라고 말한다. 스트레스 자체가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도록 만들기 때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코로나19로 헬스장이나 체육관 등에서 운동이 쉽지 않을 땐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하는 게 좋다. 휴대폰 어플이나 유튜브를 이용해서 꾸준히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운동이 여의치 않을 땐 집안일을 하거나 청소 등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집안일·청소로 야식 생각 떨치는 것 도움

식습관 조절도 중요하다. 야식증후군이면 밤에 음식을 먹지 않으면 허전할 수 밖에 없다. 이때는 우유나 바나나, 체리 등을 먹는 게 낫다. 이들 식품에는 수면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멜라토닌이 풍부하고 열량은 낮다. 또 양치질을 하는 것도 좋다. 식욕이 오를 때 양치를 하면 어느정도 식욕이 저하되는 효과가 있다.

여러 방법으로도 야식 조절이 안될 때는 전문의에게 항우울제나 식욕억제제 같은 약물 요법을 받거나 심리상담, 인지치료 등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