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으로 들어간 '약'은 어떻게 약효를 내는걸까?

흡수-분포-대사-배설 과정 거쳐 주로 간에서 대사되면서 약효 나타나

2020-09-11     이보람 기자

우리는 질병 치료를 위해서, 통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상처 치유를 위해서 약을 먹는다. 그런데 약은 우리 몸 속에 들어간 후 어떤 과정을 거쳐 효과를 내는걸까. 사소한 것 같지만 누구나 한번쯤 궁금증을 가졌을 법 하다. 우리 몸 속으로 들어간 약이 거치는 일련의 과정을 알아본다. 

약은 흡수-분포-대사-배설의 과정을 거친다. /게티이미지뱅크

1단계: 흡수 - 약물이 몸 안에 흡수된다
약은 위에서 녹은 후 장(腸)에서 흡수되는데, 이를 흡수 단계라고 한다. 음식물이 흡수되는 것과 똑같은 과정이다. 다만 장의 상태나 약물의 종류, 약 전후로 섭취한 음식물 등에 의해 흡수의 속도와 정도에 차이가 있다. 약사들이 복약지도를 할 때, 약 흡수가 빨리 이뤄지게 하기 위해 빈 속에 먹으라고 하기도 하고, 밥을 꼭 먹은 후 먹으라고 하기도 한다. 이는 빠른 약효를 내는 것보다 위장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반면 주사제는 장으로 흡수되지 않고 혈관이나 근육 등으로 곧바로 들어가서 약물이 퍼진다. 연고나 패치 등 외용제는 피부를 통해, 흡입제는 기관지로 흡수된다.

2단계: 분포 - 약물이 몸 전체로 퍼진다
흡수가 된 약은 온 몸에 퍼지는 분포 단계를 거친다. 약물이 온 몸에 퍼져야 비로소 약물이 필요한 부위에 도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항고혈압제인 아테놀롤과 같이 물에 용해되는 약물(수용성 약물)은 혈액과 세포를 둘러싼(간질 공간) 체액 내에 머무른다. 항불안제인 클로라제페이트 같은 지용성 약물은 지방 조직에 집중적으로 분포된다. 하지만 약물 분포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비만인 사람은 많은 양의 지용성 약물을 체내에 저장할 수 있다. 반면 마른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은 양만 저장할 수 있는 것.

3단계: 대사 - 약물이 몸 안에서 변화된다
약물이 몸 속에 퍼져서 몸 속의 반응에 의해 변화되는 상태를 '대사'라고 한다. 이때가 바로 약효가 나타나는 시기이다. 대사는 주로 간에서 이뤄지는데 폐와 위장관도 일부 대사에 나선다. 주로 약물 대사는 '시토크롬 P450' 라는 효소가 도맡아 한다. 현재 사용되는 약물의 75%는 시토크롬 P450이 관여한다. 그런데 이 효소는 신생아는 거의 없으며,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약 복용시 신생아와 노인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약물 대사는 사람별로 차이가 크다. 주로 나이, 간기능, 복용 중인 다른 약물에 영향을 받는다.

4단계: 배설 - 약물이 몸 밖으로 빠져 나간다
배설은 약물이 몸 안에서 빠져 나가는 단계다. 약은 소변과 대변, 담즙, 땀 등을 통해서 빠져나간다. 담즙으로 배설되는 약물은 장에서 재흡수되기도 한다. 배설은 약물의 상태와 사람 상태에 따라 빠져나가는 정도에 차이가 있다.

<참고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