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가 심장을 공격한다? '항암제 심독성'이란

항암제가 심부전 유발...정기적으로 심초음파 받아야

2020-09-04     이보람 기자

항암치료 중 나타나는 부작용 중 가장 치명적
초기에 별다른 증상 없는 것이 특징

 

항암 치료는 탈모나 구내염, 백혈구 수치 감소 등 여러 부작용을 유발한다.  항암치료 중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중 가장 치명적이라고 일컬어지는 부작용은 '항암제 심독성'이다.

◇항암제가 심장세포 공격, 심부전 유발 

항암제 심독성은 말그대로 항암제가 심장에 독으로 작용하는 상태로, 주로 좌심실 수축 능력을 떨어뜨리고 심부전을 유발한다.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수치는 없다. 다만 여러 항암제를 함께 쓸 때 심독성 발병률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항암제가 심독성을 일으키는 원인은 4가지(활성산소에 의한 심독성, 대사산물에 의한 손상, 칼슘 항상성에 의한 심장수축 저하, 면역학적 반응)이다. 이중 활성산소에 의한 심독성이 가장 널리 알려지고,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된 상태다.

가톨릭대 순환기내과 윤호중 교수가 발표한 '항암제 심독성' 리뷰 논문에 따르면,  심근세포는 활성산소에 의해 손상을 더 잘 받는 특징이 있다는 것. 또 활성산소에 의해 손상된 세포는 세포자멸사(아포토시스)를 통해 심독성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트라사이클린, 심독성 유발 항암제로 알려져

항암제 중에서 심독성을 가장 많이 유발한다고 알려진 약물은 안트라사이클린(Anthracycline)계에 속하는 약물이다. 대표적인 약물은 독소루비신이다.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항암제인데 혈액암과 유방암, 위암 등 여러 암 치료에 쓰인다.

문제는 항암제 심독성은 초기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일부 급성 증상으로 항암제 투여 후 즉시 심장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1% 미만으로 알려져 있고 대부분 일시적이다. 대부분 항암제 심독성은 축적 용량과 연관이 깊어서 치료 종료 후 1년 안에 나타나는 경우와 수년 뒤에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기적으로 심초음파 받아야, 운동도 효과적

증상도 운동능력 감소, 극심한 피로감, 심계항진 등 암 환자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정도이다. 일부는 부정맥인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심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현재 항암제 심독성을 예방하는 방법은 항암제 투여량을 조절하거나 심장 보호 약물을 투여하는 식이다. 또 주기적으로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심장 기능을 평소 확인해두면 초기에 치료할 수 있기 때문.

이와 함께 평소 심장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체력이나 컨디션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액 순환이 개선되고 심장 근육 이완, 수축과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