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란 말은 가라! 다이어트엔 귀하신 '찬밥'

혈당 덜 높이고 비만 막는 '착한 탄수화물'로 불려

2020-08-28     이보람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되면서 외출과 운동이 자유롭지 않다보니, 살이 쪘다는 이들이 많다. 오죽하면 '코로나19 '확찐자(살이 확 쪘다는 의미)가 됐다'는 말도 탄생했을까. 그런데 확찐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찬밥'을 먹는거다.

밥을 식혀서 먹으면 저항성 전분 함량이 증가해서 칼로리 섭취를 줄일 수 있다. /픽사베이

◇찬밥 다이어트의 핵심은 '저항성 전분'

사실 대접을 제대로 못 받거나 무시 당할 때 '찬밥 신세'라는 말을 쓴다. 아마도 찬밥이 처치 곤란이기도 하거니와, 갓 지은 밥보다 맛이 덜하다는 인식 때문인 듯 하다. 그런데 찬밥은 더이상 찬밥 신세가 아니다.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저항성 전분'이 풍부한 상태라 칼로리가 낮고 지방 분해를 촉진한다.

저항성 전분은 탄수화물이지만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약 30~90% 가량의 식이섬유를 자랑한다. 대부분의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이뤄진 것과 차이가 크다. 저항성 전분은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 소화기계에서 소화되지 않는다. 발효되기 위해서 대장으로 이동,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돼 체내로 배출된다.

◇식이섬유 풍부하고 지방분해 효소 분비량 늘려

또 저항성 전분은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 분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장(腸)에서 지방이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 밥 한 공기를 먹더라도 저항성 전분이 많은 상태로 먹으면 칼로리를 줄일 수 있고, 높은 지방 분해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럼 왜 찬밥에는 저항성 전분이 많을까. 사실 쌀 자체는 저항성 전분이 높은데 열을 가해서 밥이 되면 저항성 전분 상당수가 파괴된다. 신기한 점은 밥을 식혀서 먹으면 다시 저항성 전분 양이 많아진다.

감자도 저항성 전분이 많은 식품이다. 단 따뜻한 감자가 아닌 식은 감자로 먹어야 한다. /픽사베이

◇식힌 찐 감자도 저항성 전분 많아져

스리랑카 화학공학 대학 수드하이르 제임스 박사팀 연구에 따르면, 밥을 할 때 코코넛 기름을 약간 섞은 후 12시간 냉장했더니, 쌀밥에 함유된 칼로리가 최대 60%까지 줄었다. 이는 열을 가해서 끈적거렸던 밥이 식으면서 점성이 사라지고 딱딱해지면 저항성 전분 양이 증가해서다.

찬밥 말고도 저항성 전분 양이 많은 식품은 콩이다. 강낭콩, 검은콩, 흰콩 등 모든 콩들은 100g당 1~4g의 저항성 전분이 함유돼 있다. 식이섬유도 풍부하기 때문에 지방 축적을 막고, 신진대사를 높이는 데 좋다. 감자도 저항성 전분이 풍부한 식품이다. 단, 식혀서 먹을 때 저항성 전분이 높은 상태로 먹을 수 있다. 갓 찌거나 구운 감자는 혈당 지수가 높아서 혈당을 빠르게 높인다. 냉장고에 넣어서 식힌 상태로 먹어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다.

후숙이 덜 돼 초록색이 많은 바나나는 저항성 전분 함량이 많고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성분이 많아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픽사베이

◇후숙 덜된 바나나, 지방분해 돕는 물질 자극

바나나도 저항성 전분 양이 많은 식품이다. 그런데 모든 바나나가 저항성 전분 양이 많은 상태는 아니다. 약간 후숙이 덜 된, 초록빛을 띈 바나나일수록 저항성 전분이 풍부하다. 조사에 따르면 후숙이 덜 된 바나나의 저항성 전분 양은 20%에 달한다. 또 바나나 속 저항성 전분은 지방 분해를 돕는 글루카곤을 자극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이밖에 귀리와 통곡물, 고구마도 저항성 전분 함량이 높다.

그럼 저항성 전분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 저항성 전분이 많은 식품은 소화기계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으로 옮겨지기 때문에 과량 섭취할 경우, 소화불량, 복부팽만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