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도 여성처럼 갱년기를 겪습니다. 물론 모든 남성이 갱년기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반드시 남성 노인에게만 갱년기증후군이 오는 것도 아니고요. 다른 호르몬 결핍증과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에게도 갱년기 증상은 종종 나타납니다.

발기 장애 같은 걸로 병원에 오면 차라리 진단이 쉬운데, 설명할 수 없는 피로감, 우울감으로 병원 다니는 분들 중에도 가끔 남성 호르몬이 낮은 분들이 있습니다 의심하지 않으면 찾아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남성도 갱년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호르몬 결핍처럼 젊은 사람에게도 종종 나타납니다./게티이미지뱅크
남성도 갱년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호르몬 결핍처럼 젊은 사람에게도 종종 나타납니다./게티이미지뱅크

영국성의학협회(BSSM : British Society Sexual Medicine)는 다음 4가지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남성 호르몬 검사를 추천합니다.

1. 남성 갱년기를 알리는 여러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2. 발기 장애, 성욕 감퇴를 보이거나 아침에 발기가 되지 않는 모든 남성

3. 2형당뇨(성인형 당뇨)가 있으면서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허리둘레가 102cm 이상인 경우

4. 장기간 마약, 정신건강의학과 약, 뇌전증 약을 복용한 경우

이 기준대로라면 검사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의외로 많겠죠. 실제로 남성 호르몬 부족으로 치료를 하면 삶의 질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의사 입장에서는 의심 환자에게 검사를 권하는 것이 맞지 싶습니다. 환자들은 대부분 본인에게 그런 문제가 있는 줄 모릅니다. 성 기능 감퇴가 있어도 파트너가 없거나 부부관계가 소원해서 남성갱년기 증후군 치료가 성적 욕구를 개선시키기 위한 치료라고 생각하기 쉽고, ‘그게 좋아져서 뭐하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남성 갱년기 증후군을 치료하면 성기능 개선과 함께 삶의 질, 몸 컨디션, 심리적 상태 등 다양한 증상들이 좋아집니다. 여성 갱년기 증후군 환자들은 당뇨가 더 잘 생기고, 골다공증이 더 흔하게 생기는데, 남성의 경우도 골다공증 환자는 호르몬 검사를 권고합니다.

남성 호르몬 검사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오전 11시 전에 공복에서 채혈해야 합니다. 오후에 검사를 하면 수치가 낮게 나올 수 있고, 식후에 채혈을 하면 최대 30%까지 수치가 낮게 측정될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수치가 낮다면 오진을 막기 위해 한 번 더 검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SHBG나 프리 테스토테론(free testosterone) 검사도 적절한 진단을 위해 검사해 볼 수 있겠습니다.

또 LH호르몬(고환에서 남성호르몬 생성을 자극하는 역할) 검사를 추가로 실시해서 남성호르몬 결핍의 원인이 고환 자체의 문제인지, 아니면 뇌하수체 등 2차 원인인지 감별 진단해볼 수도 있습니다. 남성호르몬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인데 LH호르몬 수치가 높다면 고환 자체의 문제로 남성호르몬이 안 만들어지고 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반대로 LH가 낮다면 뇌하수체에서 LH의 분비가 낮아서 고환에서 남성 호르몬 생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남성 갱년기 증상은 성기능이 떨어지는 것 뿐 아니라 우울, 불안, 잦은 피로 등 다양하게 나타납니다./게티이미지뱅크 
남성 갱년기 증상은 성기능이 떨어지는 것 뿐 아니라 우울, 불안, 잦은 피로 등 다양하게 나타납니다./게티이미지뱅크 

남성 호르몬 결핍이 아닌데도 성적 욕구를 높이거나 성 기능 개선의 목적으로 남성호르몬 치료를 남발하는 추천되지 않습니다. 정상인에게 고환의 위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성 호르몬 치료가 전립선암 위험을 높이는지 여부도 한 때 이슈였는데,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남성 호르몬 치료를 받기 전에는 전립선암 표지자인 PSA를 측정하고, DRE(항문수지검사)를 해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남성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TRT)를 하면 PSA가 조금 높아질 수 있습니다. 1년 안에 PSA가 1.4ng/mL 이상 상승하거나 PSA velocity(증가속도)가 매년 0.4ng/mL이상 되는 경우 PSA 검사를 재검하고, 그래도 높다면 비뇨기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성 호르몬 치료와 상관이 있든 없는 숨어있는 전립선암이 있다면 찾아야 하겠죠?

남성 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종종 적혈구 증가증이 나타나는데, 적혈구 증가증 시 사혈술을 해야 합니다. 피가 진득해지기 때문에 방치하면 뇌경색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적혈구 증가증이 지속되면 사혈술을 병행하거나 남성호르몬 치료를 중단하거나 저용량으로 다시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남성 호르몬 치료는 3주 간격으로 예나스테론 주사나 3개월 간격으로 네비도 주사를 맞을 수 있고, 코에 뿌리는 나테스토 나잘겔도 있습니다. 심혈관계 질환 예방의 측면에서 주사제가 더 낫기 때문에 안드리올 등 경구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남성 호르몬 치료를 하면 여러 성적 기능은 개선될 수도 있지만 정자 수는 감소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치료를 중단하면 4~12개월 내에 호전된다고는 하지만 불임이 될 수도 있으니 치료 전 전문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발기 개선 등의 문제는 남성 호르몬 외에도 여러 혈관 관련 질환들에 예방과 치료, 영양 결핍 개선, 스트레스 조절 등 다양한 인자가 작용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고민도 혼자 해결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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