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 최근 10년간 65세 이상 고령인구 증가율이 4.4%인데, OECD 평균 2.6%과 비교하면 그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오래사는 국가를 향해가고 있는 현실에서, 건강하게 오래사는 일이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 100세 이상의 장수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가 주목을 끌고 있다. 전남대 노화과학연구소 연구팀이 우리나라의 대표 장수지역인 구례군, 곡성군, 순창군, 담양군 지역인 장수벨트 '구곡순담' 백세인들의 건강과 생활습관에 대해 연구한 것이다. 

이 조사는 전남대 박상철 석좌교수가 1998년 시작해 2010년까지 진행했고, 이번 연구는 8년만에 재개한 백세인 조사연구다. 지난해 11월 '한국의 백세인 20년의 변화'(군자출판사)라는 책으로 발행됐다. 

▶20년의 변화.... 문해율 높아지고, 이동성 높아져

이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백세인들은 20년 전의 백세인들에 비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문해율)이 13%에서 49%로 높아졌고 △흡연율(13%→3%)과 음주율(85%→6%)은 크게 줄었으며 △지역 외 이동성(36%→45%)은 증가했다.

그렇다면, 20년 동안 건강 상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만성질환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백세인이 더 많은 질병을 앓고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수가 증가했고, 당뇨병과 암, 골다공증, 골절, 신장병 등의 질병을 많이 앓고 있다. 

개인적 행복 지수는 높아졌다. 2001년 백세인의 우울증 평균 점수는 8.3점이었는데, 2018년 백세인의 우울증 점수는 2.8점이다. 급격한 변화양상을 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건강에 대한 주관적 평가도 좋은 편이다. 매우 좋음 6.1%, 좋음 57.6%, 보통 9.1%, 나쁨 24.2%였다. 10명 중 7명이 몸상태가 보통 이상이라고 답했다. 

박상철 석좌교수는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백 살이 넘었어도 팔굽혀펴기를 100개 하는 분, 새벽이면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며 동네 사람을 깨우는 분, 아직도 지게를 메고 농사짓는 분, 밤이면 한학을 공부하는 분, 산을 넘어 친구 찾아가는 분, 동네의 궂은 일을 솔선하여 처리하는 분 등 헤아릴 수 없는 분들이 감동을 주었다"면서 "백세인들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삶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거룩함 그 자체였다”고 말한 바 있다. 

전형적인 장수벨트에 사는 노인들은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생활을 하면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 unsplash
전형적인 장수벨트에 사는 노인들은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생활을 하면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 unsplash

▶백세인에게서 배우는 건강 장수 요령
이 연구결과로 알려진 백세인들의 삶에서 배울 수 있는 건강 장수 요인을 정리해봤다. 

△독립적= 건강한 백세인은 모든 영역에서 혼자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구곡순담 지역에서 혼자 사는 백세인은 가족 동거 노인이나 시설에 거주하는 노인에 비해 신체적으로 건강했다. 전부 실버카나 지팡이를 이용해 걷는 것이 가능했고, 화장실 이용도 10명 중 9명이 혼자 전적으로 사용 가능, 1명이 도와주면 사용 가능했다. 건강한 독거 백세인은 가족의 지원, 요양보호사의 돌봄, 제도적 지원, 지역사회와의 활발한 교류가 뒷받침돼 있었다. 

△활동적= 건강한 백세인은 굉장히 활동적이었다. 방안에 머무는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이들은 온 동네를 자주 돌아다녔고, 집 안에 있을 때도 허리 운동, 골반 운동 등 끊임없이 자신의 몸을 움직였다. 신체, 인지적으로 건강한 백세인뿐 아니라 모든 백세인을 포함했을 때도 10명 중 7명이 하루 30분 이상 밖에서 활동했다. 또한 백세인 2명 중 1명은 주변 사람과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었다. 경로당, 주간보호센터, 이웃집 방문 등으로 동네 사람들과 어울리며 모임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건강습관= 백세인은 규칙적인 수면을 취했다. 2018 조사에서 백세인은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8.88시간이었고, 2001년 조사에서도 평균 9시간 정도로 충분한 시간 잠을 잤다. 또한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백세인의 75%가 흡연 경험이 아예 없었고, 연구 당시 흡연을 하고 있던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술도 마시지 않았다. 연구 당시 93.9%가 현재 금주 중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주로 전통적 생활방식을 고수했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신체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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